코로나19 검사가 신속항원검사로 일원화된 첫날 현장은 몰려든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다. 막 점심시간이 끝난 시간이었음에도 10~20명가량의 환자들이 검사를 위해 의원 대기실은 물론 복도까지 줄 지었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14일부터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에서 양성이 나올 경우 바로 진료· 상담·처방을 진행하도록 방역체계를 전환했다.
동네 병의원에서 코로나19 검사와 치료를 원스톱 받을 수 있게 된 것.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한 데다 RAT 정확성이 높아진 것에 따른 조치다. 또 동네 병의원 RAT에서 양성이 나온 60대 이상 환자는 팍스로비드를 처방 받을 수도 있다.
현장 의료진들은 몰려드는 환자로 인한 피로감을 호소했다. 또 기존 대비 환자가 1.5배에서 두 배가량 증가하면서 기존 진료가 마비된 상황이다.
오전 동안 처방 및 상담을 원하는 재택치료 환자에게서 몇 차례 전화가 왔지만 검사가 밀려 아무런 조치를 해주지 못했다는 것.
A 이비인후과 원장은 "오전에 재택치료 관련 문의가 오기는 했는데 여유가 없어 한 통도 받지 못했다"며 "RAT와 재택치료를 병행하는 의원은 난리도 아니다. 다른 업무는 직원들에게 전담시키고 본인은 오전 내내 검사만 진행했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RAT 양성자 신고도 지연되고 있다. 행정인력에 여유가 있는 병의원은 그때그때 신고할 수 있지만, 소규모 의원의 경우 관련 조치가 일과가 끝난 뒤에나 가능한 상황이다.
앞서 중수본은 코로나19 검사체계를 RAT로 일원화하면서 동네 병의원이 양성자를 보건소에 신고하도록 방침을 정했다. 보건소는 관련 정보를 기반으로 확진자 격리 통지 및 조사, 환자 분류 등을 진행한다.
검사자가 몰리면서 오전에 RAT 키트를 모두 소진한 의원도 생기고 있다. B 이비인후과 원장은 "본원은 기존에 PCR검사를 진행해 어느 정도 대비가 돼있는 편"이라며 "다른 곳에선 키트가 없어 검사를 못 한다거나 재택치료 전화 때문에 혼선이 생기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단기 직원을 구하는 의원도 있다. 한 소아청소년과 개원의는 "기존 인력으로는 코로나19 행정업무를 도저히 처리할 수 없어 오전 동안만 일할 직원을 새로 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RAT 일원화체계의 장점으로 언급됐던 원스톱 코로나19 검사·치료도 당장은 요원하다. 업무가 과중되면서 즉각적인 양성자 신고가 어렵고 확진 판정 전엔 재택치료 관리 및 팍스로비드 처방이 어려운 만큼 일단은 자택으로 돌려보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이비인후과 원장은 "재택치료 기관을 누군가 지정해주는 것이 아니고 환자의 선택에 맡기다 보니, 특정 의원에서 양성자가 나왔다고 해서 그곳에서 그 환자를 바로 담당하긴 어렵다"며 "당장은 검사에도 손이 부족해 팍스로비드 처방도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양성자 신고를 할 수 없어 이도 저도 못하는 의원도 있다. 참여 신청이 이날부터 시작돼 기존에 검사를 진행하지 않던 곳은 아직 양성자 신고 시스템 접근 권한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 개원의는 "관련 발표가 금요일에 이뤄졌고 주말 동안 양성자에 대한 본인 부담금 등 세부지침이 계속 바뀐 탓에 참여를 고민한 의원이 많다"며 "보건소에 문의해도 공문이 없다고 하니 황당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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