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 상당수가 후각과 미각 상실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았던 그 이유가 마침내 규명됐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증상은 코로나 감염이 주 원인이 아닌 신경병리학적 염증 반응의 일환이었으며 이는 곧 영구적 손실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현지시각으로 11일 미국의사협회지(JAMA)에는 코로나로 인한 후각 상실의 원인을 찾기 위한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10.1001/jamaneurol.2022.0154).
코로나가 장기화된지 2년여가 지나는 가운데 후각 상실과 기능 저하 등은 감염자들이 겪는 가장 흔한 증상으로 보고되고 있다.
실제로 다양한 연구 결과 인종마다 차이는 있지만 코로나 환자의 30~70%가 후각 상실 등의 증상을 겪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로 인해 세계보건기구(WHO) 등은 후각 기능 장애를 코로나의 주요 증상으로 꼽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가 어떻게 후각 기능에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근거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나마 학계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이에 대한 영향을 준다는 설이 우세했다.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쳉(Cheng-Ying Ho)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이에 대한 연구에 들어간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코로나로 인한 후각 상실의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밝히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코로나로 사망한 23명과 14명의 대조군을 모집해 뇌 기저부에 있는 후각 영역 조직을 채취해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코로나로 사망한 환자 23명 중 후각을 상실한 환자는 3명, 장애가 나타난 환자는 4명, 후각과 미각을 모두 잃은 환자는 2명이 있었다.
이를 세부적으로 분석하자 코로나에 감염된 환자는 뇌의 후각 영역에 축색 돌기가 훨씬 적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미세혈관에도 상당한 이상이 나타났다.
실제로 코로나로 인해 후각을 잃은 환자는 평균 축삭 병리 점수가 1.921에 달한 반면 대조군은 1.198에 불과했다.
미세혈관의 내피 손상도 평균 점수로 환산하자 코로나 환자는 1.907에 달한 반면 대조군은 1.405에 불과했다.
쳉 교수는 "이러한 경향은 나이나 다른 요인들을 모두 제외해도 매우 뚜렷하게 나타났다"며 "결국 코로나 감염으로 인한 증상이라기 보다는 이후 나타나는 염증 반응, 즉 2차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특히 연구진은 이러한 신경과 혈관 손상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환자의 후각구에서 코로나 입자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을 주목했다.
이 부분이 코로나 감염이 신경과 혈관을 손상시키는 것이 아니라 2차 결과로 인한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중요한 포인트라는 설명이다.
쳉 교수는 "지금까지 학자들은 조직 병리학적 검사에 의존해 코로나 바이러스가 후각 뉴런 등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 왔다"며 "하지만 이들 후각구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는 것은 이 전제가 잘못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결국 코로나 감염이 몸의 염증 반응을 유발하고 이 염증들이 뉴런을 손상시키고 축색 돌기 수를 감소시킨다는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이러한 기전이 후각에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영구적 상실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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