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부외과가 전공의 정원 배정 잣대인 지도전문의 인원 기준을 전격 변경하며 기피과 탈피와 수련병원 동반성장을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
보건당국은 흉부외과 상황을 반영해 내년부터 변경된 수련병원 전공의 정원책정 기준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메디칼타임즈 취재결과, 보건복지부는 흉부외과 정원 책정 관련 기준 변경을 전국 수련병원에 안내하고 2023년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번 기준 변경은 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이하 흉부외과학회) 건의에 따른 조치이다.
우선, 전공의 정원책정 기준인 지도전문의(N) 수를 현 N-3에서 N-2로 변경했다. 흉부외과 지도전문의가 최소 4명 이상일 경우 전공의 1명 정원을 배정한 것을 지도전문의 3명으로 완화한 셈이다. 학회가 10년 넘도록 고수한 지도전문의 수 기준 변경은 전공의 수급을 위한 특단의 조치로 풀이된다.
흉부외과 1년차 전공의 정원은 과거 90명에서 76명, 60명 그리고 현재 45명 등 절반으로 줄였다. 하지만 전문의 배출 인원은 2012년 27명, 2014년 28명, 2016년 21명, 2018년 29명, 2020년 21명, 2022년 20명에 그쳤다.
흉부외과를 지원한 전공의 지원율이 40%대에 머물고 있다는 반증이다.
학회는 지도전문의 수 기준 변경으로 지역 대학병원과 중소병원의 흉부외과 전공의 정원 배정을 확대하면서 젊은 의사들의 선택지를 넓힐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젊은 의사들의 일부 대학병원 집중 현상 개선을 위해 세부 배정기준도 손질했다.
기존 지도전문의 4명인 경우 전공의 1명, 지도전문의 6인 이하인 경우 전공의 2명, 지도전문의 7명 이상인 경우 전공의 3명을 배정했다.
■전공의 정원 90명에서 45명 감축 불구, 전문의 배출 정원 40%대 '불과'
변경된 지침은 지도전문의 3명 이하인 경우 전공의 1명, 지도전문의 4~11명인 경우 전공의 2명, 지도전문의 12명 이상인 경우 전공의 3명을 배정할 수 있다.
흉부외과 임상교수(지도전문의) 수가 6명과 7명 이상인 수련병원에 전공의 2명과 3명을 배정했다면 내년부터 임상교수 11명과 12명으로 배정기준을 상향시킨 셈이다.
교수 인원이 많은 빅5 병원 등 일부 대학병원에 집중된 전공의 정원 배정을 지역 대학병원과 중소병원으로 분산시키기 위한 전략이다.
수련환경평가에서 정원책정 최소점수는 현 60%에서 50%로 수련병원의 부담을 줄였다.
흉부외과학회의 과감한 조치가 전공의 확충에 기여할 수 있을까.
김경환 이사장(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교수)은 "지도전문의 수 기준 완화로 젊은 의사들이 흉부외과에 몰릴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다만, 지도전문의 인원이 적어 전공의 정원을 배정받지 못한 수련병원에서 심장혈관 등 흉부외과 분야에 집중할 수 있고, 젊은 의사들에게 다양한 수련병원을 선택할 기회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학회 차원에서 전공의 정원을 절반으로 줄이면서 수련의 질은 담보됐다고 본다. 이제 정부가 흉부외과를 살리는 방안을 실행해야 할 때"라며 "전공의를 값싼 노동력으로 취급한 시대는 지났다. 미국과 같은 전공의들이 수련병원을 선택하고, 여러 병원을 이동 수련할 수 있는 방안과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수도권 대학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전공의 공백으로 교수들의 당직은 일상이 됐다. 중요한 것은 젊은 의사들에게 흉부외과를 선택할 수 있는 동기부여를 줘야 한다. 환자 생명을 위해 무조건 헌신하라는 말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윤정부의 필수의료 강화 공약이 허언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흉부외과학회는 오는 9월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전공의 수련 상황을 실시간 입력하는 프로그램을 오픈해 수련병원별, 연차 전공의별 맞춤식 수련교육 개선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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