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이 다가오면서 응급실 과밀화에 대한 현장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에 대한 국민 경각심이 거의 사라지고 방역조치가 대폭 완화된 상황에서 아무런 대비가 없다는 지적이다.
5일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성명서를 내고 오는 추석 코로나19 확진자와 발열환자로 응급의료현장에 대혼란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기존에도 응급실은 명절 때 평소보다 증가한 환자로 어려움을 겪어왔는데 여기에 코로나19 재확산세와 완화된 방역조치가 더해졌다.
응급의학의사회는 중증환자의 최종치료를 담당해야 할 상급종합병원이 만성적인 과밀화 및 입원실 부족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 코로나19가 더해지면서 문제가 심화했다는 설명이다. 근본적인 응급의료 인프라 개선 및 장기계획 부재도 문제를 키우고 있다.
응급의학의사회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경증 응급환자의 응급실 이용을 최대한 자제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각한 증상이 아닌 단순 발열, 복통, 설사, 열상, 염좌, 가벼운 사고 등의 진료는 지역 1차 의료기관을 활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만성질환자의 경우 연휴 기간 의약품이 떨어지거나 치료가 중단되지 않도록 대비하고 과음·과식을 자제해 혹시 모를 질환이나 사고를 방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로나19 확진자의 경우 이동 및 고향 방문을 자제하고 연휴 기간 사용할 의약품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단순 발열 등 경증증상으로 진료가 필요할 때 방문 가능한 의료기관을 미리 확인하는 조치도 필요하다고 봤다.
응급의학의사회는 응급실 문이 열려 있다고 해서 모든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응급진료는 병원의 배후 진료 능력에 좌우되고 이는 연휴 기간 동안 평소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24시간 문이 열려있다는 이유로 모든 의료 수요가 응급실로 몰리면 정말 중요한 중증 응급환자 진료 대응 능력은 떨어진다.
응급의학의사회는 "이번 추석 명절은 이전보다 더 심각한 의료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어 우려가 크다"며 "응급환자를 위해 경증환자는 응급실 이용을 자제하고 더 위급한 환자를 위해 양보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한 때"라고 전했다.
이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도 촉구했다. 현재까지 마련된 대책은 당직기관 지정, 의료기관 독려 등 실효성 없는 방안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예상되는 환자 수에 따라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을 장기적으로 수립해야 한다는 것.
응급의학의사회는 "향후 장기 응급의료계획에 명절이나 연휴 등 의료 수요 증가 상황에 대한 적절한 대응 방안이 반드시 들어가야 하며 이를 위한 전문가의 의견 수렴 통로도 필요하다"며 "본회는 명절을 앞두고 응급의료체계 과밀화와 붕괴 위기를 함께 해결하고자 한다. 실제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관계 기관의 적극적 행동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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