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적 비대면 진료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지 약 한달이 흘렀지만 여전히 정착하지 못한 채 표류 중이다. 일각에선 가이드라인 위반 사례가 확인되는 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복지부는 지난 7월 28일, 한시적 비대면진료 중개 플랫폼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당시 의료계는 이를 기점으로 비대면진료 제도화가 급물살을 타는 게 아닌가 우려가 높았다.
특히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들의 무분별한 불법 의료광고, 환자유인행위 등 과다경쟁 초래 등을 문제삼은 바 있다. 가이드라인 발표 한달 여만에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에 따르면 의협 회원권익위원회에 한시적 비대면 진료 중개 플랫폼 가이드라인 미준수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문제가 심각하다고 판단 의협 차원에서도 각 지자체에 가이드라인 준수 모니터링을 강화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큰 변화는 없는 실정이다.
의협은 복지부와 의약단체가 함께 하는 보건의료발전협의체 등을 통해서도 가이드라인을 미준수했을 때 보다 강력 조치해줄 것을 요청할 예정이다.
사실 의료계는 물론 원격의료산업협의회 등 산업계 내부에서도 플랫폼 업체의 불법과 합법을 넘나드는 행보에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원격의료산업혀의회는 복지부 측에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가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도록 관리를 강화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의협 이정근 상근부회장은 "추후 법 규정 자체에 미준수 처벌 규정을 담을 것을 제안할 계획"이라며 "최소한의 규정도 지키지 않는다면 더이상 플랫폼의 존재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대한약사회도 플랫폼 업체들의 가이드라인 미준수 실태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지켜보고 있는 입장이다. 최근에는 가이드라인 미준수 실태를 모니터링한 결과를 복지부에 전달했다.
약사회 조양현 부회장은 "가이드라인은 일종의 사회적 합의인데 지켜지지 않는다면 신뢰가 깨진다"라며 "제도화 과정에서 가이드라인이 법적 구속력을 가질 수 있도록 반영해야한다"고 말했다.
비대면 진료 제도화 과정에서 가이드라인 수준이 아닌 법적인 처벌 규정 필요성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복지부도 플랫폼 업체들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복지부는 비대면 진료 플랫폼 앱에서 환자에게 선택권을 주지 않고 약국을 자동으로 배정하고 있는 문제에 주목하고 원격의료산업협회 측에 위반 사례에 대한 조치를 요청한 상태다.
앞서 복지부는 플랫폼 업체를 통한 일반의약품 주문, 배송방식에 대해 불법적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지만 약국 자동 배정 등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이 강제성이 크지 않더라도 업체 측에서도 적극 협조키로 한 상황에서 지켜지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앞서 간담회에서 의·약사 전문성 존중과 대면 원칙, 약국과 의료기관의 환자 선택권 등 3가지 원칙을 강조한 바 최근 약국 자동배정은 환자 선택권을 침해하는 만큼 시정조치가 필요하다는 게 복지부 입장이다.
그는 이어 "일단 플랫폼 업체들도 협조하겠다고 한만큼 지켜보면서 바꿔가도록 하겠다"면서 "제휴 약국의 정보 제공이 시스템적으로 완성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개선이 필요하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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