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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전 8기 들어선 치매 치료제…아밀로이드 가설 건재 과시

발행날짜: 2022-10-12 05:58:10

레카네맙 3상 탑라인 결과 공개로 반전 기틀 마련
로슈 도나네맙, 아밀로이드-임상 척도 변화 확인

뇌 속 아밀로이드 단백질 축적이 신경 독성을 유발, 치매의 주 원인이 된다는 아밀로이드 베타 가설이 재차 부상하고 있다.

해당 가설을 기반으로 개발된 치매 신약의 거듭된 실패 및 아밀로이드 베타 가설의 조작설까지 겹치면서 신뢰성에 직격탄을 맞았지만 최근 레카네맙 3상 결과로 반전의 기틀을 마련한 것.

덧붙여 같은 기전의 도나네맙도 아밀로이드 감소와 병리적 인지 기능과의 상관성을 입증하며 여전히 치매 치료제 개발에 있어 유효한 가설 지위를 확인했다.

11일 의학계에 따르면 알츠하이머 환자 1795명을 대상으로 임상치매척도(CDR-SB)의 변화를 살핀 레카네맙 임상(Clarity AD) 3상 결과가 공개되면서 아밀로이드 베타 가설이 재부상중이다.

자료사진

알츠하이머 등 치매 환자의 뇌에서는 비정상적인 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축적이 관찰된다는 점에 착안, 다양한 제약사들이 이를 제거하는 기전의 신약 개발에 매달려왔다.

문제는 이에 기반한 알츠하이머병 신약 크레네주맙이 실패한 데 이어 FDA에서 턱걸이 승인된 아두헬름 역시 효과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았다는 것. 지난 7월 아밀로이드 가설의 토대가 된 유력 논문의 임상 데이터가 조작됐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말그대로 해당 가설의 수난 시대가 펼쳐졌다.

반전의 기틀은 레카네맙 임상 탑라인 결과가 마련했다.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 중 레카네맙을 투약한 그룹에서 위약 대비 약 27%의 인지기능 저하 개선이 보고된 것. 이에 아밀로이드 축적이 일어나기 전 극초기 환자를 대상으로 한 새 임상의 필요성 및 보다 확실한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양동원 치매학회 이사장은 "여러 연구에서 아밀로이드의 축적이 뇌의 인지 기능 저하와 직접적인 상관성이 있다는 것이 확인됐지만 아밀로이드 제거 기전 신약이 지속 실패하면서 신뢰도가 다소 하락한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여러 연구에서 입증됐듯 아밀로이드만큼 확실하고 유효한 가설은 아직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지 기능 저하에 아밀로이드 축적이 10~15년 전부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축적이 진행되기 전 극초기 환자를 대상으로 아밀로이드 제거 기전 신약의 임상을 진행하면 보다 확실히 효과 여부를 판별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치매 치료제 임상 대다수는 투약 시기가 병세가 진행된 이후 시점이라 늦은 감이 없잖아 있다"고 지적했다.

릴리가 개발중인 도나네맙 성분도 아밀로이드 제거에 기반하고 있다. 최근 공개된 연구에선 아밀로이드 감소와 타우 병리 및 임상 결과의 관련성을 입증하며 가설에 힘을 보태고 있다.

국제학술지 JAMA Neurology에 지난달 공개된 도나네맙 관련 연구(doi:10.1001/jamaneurol.2012.2793)는 아밀로이드 감소가 실제 타우 병리 및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임상적 변화를 유도하는지에 초점을 맞춘 연구다.

TRAILBLAZER-ALZ으로 명명된 임상 2상은 2017년 12월 18일부터 2020년 12월 4일까지 미국과 캐나다 56개 의료기관에서 알츠하이머 초기 증상을 가진 60~85세를 대상으로 4주마다 도나네맙 1400mg을 최대 72주간 투약해 변화를 살폈다.

분석 결과 도나네맙 투약군에서 타우 축적 둔화가 보고됐다. 질병 진행 모델 분석에선 ApoE4 보유자에서만 아밀로이드 감소 시 알츠하이머 질환 등급 척도 변화 사이에 유의한 연관성이 나타났다. ApoE4는 치매 발현 위험 인자로 분류된다. 아밀로이드 축적과 비슷하게 타우 단백질도 변성이 일어날 때 치매 발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도나네맙 투약군의 추가 분석 결과에 따르면 기준선 아밀로이드 수준은 아밀로이드 감소량과 직접 관련이 있으며 아밀로이드 축적이 클 수록 아밀로이드 제거를 달성할 확률이 낮아졌다"며 "도나네맙은 뇌피질 영역의 타우 축적을 늦추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결론내렸다.

양동원 이사장은 "11월 레카네맙의 풀 데이터와 함께 로슈가 개발중인 아밀로이드 베타 가설 기반의 간테네루맙 임상 결과도 공개된다"며 "이 두 임상 결과는 향후 아밀로이드 가설에 기반한 약제들의 지속 개발 가능성에 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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