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및 타액 샘플 등을 통한 항체 역가로 대상포진 진단 가능성이 확인돼 주목된다. 이는 곧 진단키트의 개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상포진의 경우 수포 등 의사가 직접 확인하는 것 외에는 뾰족한 진단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오는 9일 대한의학회 공식학술지 JKMS(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는 대상포진 진단에 있어 항체 역가의 유용성에 대한 연구 결과가 게재될 예정이다.
대상포진은 수두 바이러스(VZV)의 감염에 의해 일어나며 1차로 수두가 일어난 뒤 잠복해 있던 바이러스가 다시 활성화되면 수포성 발진을 통한 감염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에 대한 진단과 확진은 의사의 육안적 관찰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사실. 의사가 특징적인 발진과 수포의 모양을 보고 확진한 뒤 처방을 내리는 식이다.
동국대 의과대학 박성연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면역글로블린 A(IgA)와 G(IgG)의 진단적 유효성에 대한 검증에 나선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재 의사의 관찰에 의해서만 진단이 이뤄지는 대상포진에 대해 보다 명확한 진단법을 확립할 수 있는지 검증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총 8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혈액과 타액 샘플을 채취해 환자군과 대조군으로 나눠 중합효소 연쇄반응(PCR)을 통해 이를 비교 관찰했다.
그 결과 VZV 특이 IgA 항체는 급성기 환자의 20.5%, 회복기 환자의 18.2%에 검출됐다. 대조군, 즉 건강한 환자의 혈청에서는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
특히 대조군에서 IgA 중앙값은 1.35mIU/mL를 기록했지만 대상포진 급성기 환자의 경우 중앙값이 5.2mIU/mL, 회복기 환자의 경우 15.8mIU/mL로 큰 차이를 보였다.
VZV 특이 IgG는 대상포진 환자와 대조군 모두에게서 검출됐다. 하지만 대상포진 환자의 경우 4주 동안 72.7%가 꾸준히 수치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36.4%는 항체 역가가 초기 관찰때보다 4배 이상 증가했다.
환자군과 대조군의 차이는 더욱 컸는데 대조군의 경우 중간 역가가 591.6 mIU/mL에 그친 반면 4주가 지난 회복기 환자의 경우 4,934.7mIU/mL로 큰 차이를 기록했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과연 혈청 및 타액 분석으로 환자를 구별할 수 있는지 진단 성능을 평가한 결과 충분한 가능성을 보였다.
VZV IgA의 경우 곡선하 면적(AUC)이 급성기 혈청에서 0.70, 회복기 혈청에서 0.85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VZV IgG도 AUC가 급성기 및 회복기 혈청에서 각각 0.73 및 0.92로 나타났다.
이를 기반으로 VZV IgA는 급성기 15.1mIU/mL, 회복기 2.8mIU/mL로 컷 오프를 정하고 VZV IgG는 급성기 혈청의 경우 844.5mIU/mL, 회복기 혈청의 경우 940.8mIU/mL로 설정하자 IgA는 80%의 민감도가, IgG는 88.6%의 민감도가 보장됐다.
이 두 가지 컷오프를 활용한다면 대상포진 환자를 PCR을 통해 충분히 진단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IgA 및 IgG 항체에 대한 적절한 컷오프를 설정한다면 충분히 대상포진의 진단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수포의 모양과 위치 등을 통해 확진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신뢰할 수 있는 지표"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민감도를 높이면 특이도가 낮아지는 등 최적의 컷 오프값을 내지 못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며 "따라서 비정형적인 대상포진의 경우 분자 검사 진단 등을 고려하는 것이 유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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