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버스터 치료제인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의 바이오시밀러가 가장 큰 시장인 미국에 첫 발을 디디면서 향후 시장 확장성이 주목된다.
특히, 삼성바이오에피스가 7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출시를 앞두고 있는 만큼 처음 출시된 바이오시밀러의 성과가 후속 주자의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암젠은 지난 달 31일(현지시간)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인 암제비타를 미국 시장에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암제비타는 지난 2016년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취득했으며, 2017년 9월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제형과 관련해 세계 각국에서 제기됐던 지적재산권 소송을 타결 짓고, 애브비 측이 비 독점적 사용권을 암젠 측에 인정해 주기로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암젠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로열티를 애브비에 지급하기로 했으며, 두 회사의 합의에 따라 2023년 1월 31일부터 미국 시장 출시가 가능해졌다.
암제비타는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는 이미 시판됐으며, 60여 개국에서 30만 명 이상의 환자들에게 처방됐다. 지난해 미국 외 지역에서 4억60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암젠은 두 가지 가격 옵션 제공을 통해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암제비타 가격을 오리지널의약품인 휴미라 대비 각각 55% 및 5% 인하된 가격을 책정한 상태다.
5%라는 낮은 가격 인하는 미국의 독특한 의료보험시스템에 따른 것으로 미국의 사보험 시장을 진출하기 위해서는 미들맨(middlemen)이라고 불리는 PBM(Pharmacy benefit manager)들의 보험등재 리스트에 바이오시밀러가 포함되는 것이 중요하다.
PBM은 보험사를 대신해 제약사와 약가 및 리베이트를 협상하는 의약품 결제 중간자 역할을 한다. 보험사를 대신해 제약사와 약가 및 리베이트를 협상하고, 처방약 목록(Formulary List)을 관리해 의약품 급여 비율과 우선순위를 결정한다.
공식적으로 리베이트가 인정되기 때문에 PBM에 바이오시밀러가 공급될 수 있도록 선점하고 얼마에 공급해 얼마의 리베이트가 제공될지에 대한 가격 책정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현재 PBM이 취할 수 있는 전략은 크게 3가지로 ▲바이오시밀러를 선호도를 높이면서 오리지널의 선호도를 낮추는 방법 ▲오리지널의 선호도를 높이는 방법 ▲오리지널과 바이오시밀러를 동일선상에 두는 방법 등이다.
현재로서는 오리지널과 일부 바이오시밀러를 동일 선상에 두는 방식이 유력해 보인다.
최근 미국 빅3 기업 중 하나인 유나이티드헬스그룹(UnitedHealth Group)의 PBM(Pharmacy Benefit Managers) 자회사 옵텀RX(OptumRX)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선호 의약품 목록에서 오리지널 휴미라와 동등하게 배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암젠 머도 고든 글로벌 영업담당 부회장은 "암제비타가 휴미라의 미국 내 첫 바이오시밀러 제형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면서 "염증성 질환 분야에서 수십 년 동안 경험을 축적한 암젠이 이 바이오시밀러 의약품의 공급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다한 만큼 비용을 줄이는 성과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애브비는 현재 PBM의 범위를 최대한 확보하고 약가 인하로 경쟁력을 유지하는 방향의 정책을 구상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 본격 경쟁 하반기 전망
다만, 애브비는 기존 PBM을 통한 시장 방어 전략과 의료제공자의 교체처방 의지가 급격하게 변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단기간에 누적 매출 1위 자리를 다른 의약품에 내주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 것. 실제 의약품 전문시장조사기관인 이밸류에이트는 2028년까지는 휴미라가 누적 매출액 1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더 많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출시가 예고돼 있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휴미라의 독점적 시장은 점차 바이오시밀러에 의해 잠식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휴미라는 2003년 출시부터 2022년까지 누적 매출액 2190억 달러를 기록해 누적 매출 세계 1위를 유지 중으로 ▲리피토(1720억 달러) ▲엔브렐(1330억 달러) ▲리툭산(1280억 달러) ▲ 레미케이드(1240억 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유럽에서의 휴미라 특허는 6개로 유럽에서의 특허 만료와 특허 협상이 먼저 시작되면서 2018년에 유럽에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됐다.
FDA는 8개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허가해 그 숫자가 더 많다. 이는 2022년 12월 기준 미국에서 허가된 바이오시밀러 40개 중 가장 많은 비중이다.
미국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이후 2023년 7월에는 6개 제품이 동시 출격한다는 점에서 고농도·대체조제 여부·약가 정책에 따라 PBM의 선택이 결정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
PBM 협상을 이유로 현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를 담당하는 오가논은 2024년부터 본격적인 매출 성장을 예상하고 있는 상태다.
2023년에는 큰 매출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이 기간 동안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향후 성장 폭을 높일 수 있다는 시각이다.
'교체처방' 바이오시밀러 경쟁 성패 요소 관심
여기에 더해 교체 처방 바이오시밀러(interchangeable biosimilar)라는 또 다른 경쟁 요소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교체 처방 바이오시밀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오리지널약과 매우 흡사해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없다고 판단한 제품을 말하며 지정 받을 경우 약국에서 처방 의사의 개입 없이 교체처방(Pharmacy-level substitution)이 가능하다.
다만, 교체처방이 시장 경쟁에서 분명한 이점이 있지만 바이오시밀러의 성패를 가를 요소까지는 아니라는 게 공통적인 시각이다.
결과적으로 내년에 휴미라 바이오시밀러가 동시다발적으로 시장에 진입하지만 PBM, 진입 시기 등을 이유로 일부 업체가 점유율을 일단 가져가는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관계자는 "교체처방이 가진 강점은 분명하지만 어느 것과 어떻게 교환이 가능한지 고려해야할 요소가 많아 한 가지 요소만 가지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바이오시밀러를 처방할만한 신뢰를 어디에서 확보할 수 있는지 등이 향후 경쟁에 주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년에 휴미라의 가격인하 폭과 가장 먼저 시장에 진입하는 암젠의 성과 등이 이후 바이오시밀러 시장 경쟁 향방을 가늠하는 주요 잣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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