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수련환경 개선과 수련병원 평가 의결기구인 수련환경평가위원회가 위원들 임기 만료 2개월째 구성조차 안 되고 있다.
정부 추천 신임 위원들에 대한 깜깜이 인사 속에 필수의료 진료과별 전공의 정원 조정 방침에 난관이 예상된다.
메디칼타임즈 취재결과, 올해 1월부터 시작해야 하는 보건복지부 소속 제3기 수련환경평가위원회가 위원들 구성과 회의 일정 모두 답보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공의법에 명시된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총 13명의 위원으로 운영된다.
대학의학회 추천 3명과 대한의사협회 추천 1명, 대한병원협회 추천 3명, 대한전공의협의회 추천 2명 그리고 복지부 추천 전문가 3명 및 의료인력정책과장(당연직) 1명 등이다.
제2기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지난해 말 3년간의 활동을 사실상 종료했다.
복지부는 지난해 12월말 해당 의료단체에 공문을 보내 제3기 위원 추천 등 신임 위원 구성에 부랴부랴 나서는 모양새를 취했다.
하지만 2월 중순 현재까지 감감무소식이다.
신임 위원들 구성을 어떻게 했는지. 제3기 첫 회의 일정은 언제 하는지 통보받은 의료단체가 없는 상황이다.
■수평위 13명 중 3명 복지부 몫…의료단체 추천 관례 대신 윤정부 인사 '유력'
의료계 관심은 복지부 추천 전문가 위원 3명이다.
전문학회와 수련병원에 파장을 불러올 수도권과 비수도권 전공의 균형 배치 그리고 필수의료 과목별 전공의 정원 조정이 올해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의료단체별 입장이 갈리거나 혼선을 빚을 경우, 복지부 입김이 작용하는 추천 위원 3명에 의해 전공의 정책이 좌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제2기 복지부 추천 위원은 이승우 전 전공의협의회장(전공의협의회 추천)과 김유미 단국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의학회 추천) 그리고 임인석 중앙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였다.
이중 임인석 교수의 중도 사퇴로 2021년 5월부터 아주의대 인문사회의학 허윤정 교수가 합류했다. 허 교수는 더불어민주당 보건복지위원회 전문위원과 국회의원을 지낸 문정부 인사이다.
결국, 제3기 복지부 추천 위원들은 윤정부 라인 전문가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인 셈이다.
수평위 위원은 "그동안 의료단체 추천으로 복지부 전문가 위원 대부분 선정했는데 이번에는 아무런 말도 없다. 현정부 입맛에 맞는 인사로 모두 채워지는 분위기"라면서 "복지부가 아무리 바쁘더라도 임기 만료 2개월이 지나도록 위원 구성조차 안 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위원들 허탈, 복지부 전화 한통 없어 "2기 워크숍 통해 인수인계와 감사패 전달"
그는 "복지부가 2기 위원 구성 후 1기 위원들과 함께 워크숍을 열고 인수인계와 감사패 증정 등 수련환경위원회 활동을 격려하고 유대감을 강화한 바 있다. 위원장을 비롯해 3년간 활동한 위원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이고 상식"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위원은 "복지부로부터 전화 한 통 못 받았다. 위원직 수행에 대한 감사하다는 말조차 없다"며 "코로나 방역과 이태원 사태에 이어 인사발령 등으로 정신이 없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현재 수련환경평가위원회 담당부서 과장은 공석이다.
복지부는 지난 10일 과장급 인사를 통해 장재원 의료인력정책과장의 행안부 파견 근무를 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대학병원 임상교수는 "필수의료 대책에서 과목별 전공의정원 조정이라는 민감한 이슈를 던져놓고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위원들과 해당 부서 과장이 공석이라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복지부가 자의적으로 전공의 정원 조정을 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해 의료계 내부 분란만 만들어 놓고 정작 중요한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운영을 나 몰라라 하는 것은 너무 무책임하다"고 질타했다.
그는 "전공의 정원 조정을 위해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역으로 환산하면 올해 10월 내년도 진료과별 레지던트 정원을 책정하기 위해선 상반기 내 정원 배정 기준을 정해야 한다. 전문학회별 전공의 정원은 중요한 현안으로 증원과 감축 협의가 쉽지 않다. 이미 기준을 정해놓고 합의를 종용한다면 학회와 수련병원 모두 갈등만 깊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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