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을 하향 조정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감염병관리법)이 공포되면서 방역 당국이 방역 완화 조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코로나19 환자가 증가세인 만큼 병원급 마스크 의무 해제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2일 코로나19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에서 "정부는 현재 방역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코로나19를 4급 감염병으로 전환하기 위한 준비를 착실히 이행해 나가겠다"라면서도 코로나19 환자가 확산세인 추세를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 6월 위기단계 하향 이후 4주차부터 확진자가 증가하기 시작해 지난주 일평균 확진자 수는 4만5000명이다. 자연감염과 백신접종 후 시간 경과로 인한 면역 감소, 단계 하향 이후 마스크 미착용, 실내 생활 증가 등의 영향으로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게 방역당국의 분석이다.
지영미 청장은 "현재 발생규모는 작년 여름철 유행 정점 보다 약 35%, 겨울철 유행 정점 대비 60% 규모"라며 "주간 치명률은 0.02%, 중증화율은 0.09%로 작년 여름철 유행시기 치명률의 약 30% 수준으로 질병 위험도가 많이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현재 국내외에서 유행 중인 XBB 계열 변이주는 오미크론 하위변이주로 기존 변이주보다 임상증상이나, 질병 위험도가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라며 "코로나19가 우리 사회에 큰 위협을 다시 초래할 가능성은 낮지만 아직까지 완전한 엔데믹은 아니고 앞으로도 당분간 1년에 한 두번 크고 작은 유행이 반복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미국, 일본, 유럽 등 해외 주요국은 이미 올해 상반기 중 확진자 전수감시에서 표본감시로 전환하고 신규 확진자 집계를 하지 않고 있다. 일본과 미국도 여름철 유행을 겪고 있지만 일반 의료체계에서 대응하고 있다.
우리나라 방역당국도 감염병예방법이 1일 공포됨에 따라 감염병 단계를 현재 2단계에서 4단계로 조정하는 고시를 만들어 행정예고를 실시할 예정이다.
감염병 등급을 4급으로 조정하면 코로나 진단과 치료가 모든 의료기관에서 실시하는 일반의료체계로 편입된다. 그럼에도 코로나19 확산세를 염두에 두고 일선 병원과 입소형 감염취약시설의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는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지 청장은 "4급 감염병 전환 시 병원급 의료기관과 입소형 감염취약시설의 마스크 의무 해제 여부는 고위험군 보호를 염두에 두고 심도있게 검토해 다음주에 발표할 것"이라며 "4급 전환 시행 시점은 국내외 유행과 방역상황 등 종합적인 여건을 면밀히 고려하고 전문가 자문을 거쳐 신중히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더불어 코로나19 여름철 증가세 대응을 위해 6가지 대응원칙을 안내했다.
▲실내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일상방역수칙 정착 ▲지자체 감염취약시설 전담대응팀 가동 ▲확진자 증가에 따른 병상가동률 지속 모니터링 ▲고위험군 중증화 예방 위해 먹는치료제 처방률 높이기 ▲진담 검사체계 안정적 운영 ▲동절기 대비 10월경 예방접종 할 수 있도록 준비 등이 주된 내용이다.
지 청장은 "특히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먹는치료제 처방현황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점검할 것"이라며 "현재 XBB 계열 변이가 감염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백신 접종 시 위중증 감소는 물론 감염 예방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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