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료원이 데믹 여파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의료진이 이탈하면서 병상가동률이 급감해 국가적 지원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3일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실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35개 지방의료원의 병상가동률은 지난 6월 기준 평균 46.4%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이전인 지난 2019년 80.5%와 비교하면 41% 감소한 숫자다.
구체적으로 2019년 당시 병상가동률은 서울의료원 76%, 부산광역시의료원 82%, 목포시의료원 85%, 강원도 삼척의료원 88% 등이었다. 대도시·의료취약지를 가리지 않고 병상 대부분이 가동됐다는 의미다.
반면 현재는 부산광역시의료원 36%, 강원도 속초의료원 29%, 전라북도 군산의료원 32% 등 대부분 지역에서 병상을 절반도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다. 또 2019년 하루 평균 789.2명이었던 외래환자 수는 2023년 6월 613.5명에 그쳐 22% 감소했다.
경영실적은 더욱 심각하다. 2019년 당기순이익 적자를 기록한 곳은 전체의 절반인 18곳이었지만, 지난 6월엔 남원의료원을 제외한 34곳이 모두 적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적자 폭이 가장 큰 병원은 성남시의료원으로 상반기에 84억여 원의 당기순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초기 지방의료원이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것의 후폭풍이다. 지방의료원은 지난 2020년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되면서, 일반 환자를 다른 의료기관으로 대거 전원시켰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 5월 엔데믹을 선언했음에도 환자들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것.
이는 당시 이탈한 의료인력을 다시 채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방의료원이 코로나19 전담병원이 되는 과정에서 의사·간호사가 대거 퇴사했는데 그 공백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실제 지난 6월 기준 지방의료원 35곳 중에서 의사 정원을 충족한 병원은 16곳, 간호사 정원을 채운 병원은 4곳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치료해줄 의료진이 없어 일반 환자를 받지 못하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
이와 관련 김원이 의원은 "감염병 위기상황에서 지방 공공의료를 책임졌던 지방의료원이 도산의 위기에 처했다"며 "국가는 코로나19 전담병원 비상운영에 대한 보상을 확대하고, 지방의료원 경영정상화를 돕기 위한 지원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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