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부전의 5년 사망률은 폐암과 비슷하다. 심부전을 A등급 질환으로 상향해야 한다."
심부전의 질환등급을 현행 B등급 일반진료 질병군에서 전문진료 질병군인 A등급으로 상향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5년 사망률이 절반에 달할 정도로 중증질환이지만 현행 B등급 질환으로 분류돼 있어 환자 진료에 여러 불합리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5일 대한심부전학회는 롯데호텔에서 심부전 질환에 대한 국민인식 제고를 위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심부전의 중요성 및 현행 질환 등급 분류 체계의 불합리함에 대해 개선을 촉구했다.
조상호 정책이사(한림대의대 순환기내과 교수)는 "심부전은 반복적인 악화로 인해 입원, 조기 사망, 삶의 질 악화, 의료비 상승을 유발하는 중증의 질환"이라며 "이러한 중증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B군(일반진료 질병군)으로 분류돼 있어 심부전 환자 진료에 여러 불합리한 점을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급종합병원 지정 기준 중에 A군(전문진료 질병군) 입원 환자의 비율이 높아야 하는 기준이 있다"며 "A군 지정이 중요한 이유는 병원 평가와 연계돼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A군 환자 비율이 높아질수록 병원은 이에 비례해 높은 평가를 받아 상급종합병원, 3차병원으로 지정받을 수 있다. 이는 의료 수가 가산에도 영향을 미쳐 실질적인 이윤 창출 역할을 할 수 있다.
병원 입장에선 A군 지정 질환에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할 요인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질환은 아무래도 관심과 지원의 우선순위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
강석민 회장(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은 "심부전은 5년 사망률이 폐암과 비슷한 50%에 육박할 만큼 예후가 안 좋은 질환이고, 적절한 관리와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며 "현재 심부전은 A군에 속하지 않아 심부전 치료 및 관리에 매우 불리한 실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는 상대적으로 심부전이 예후가 안 좋고, 관리가 잘 될 수 있는 질환이라는 보편적인 인식이 부족한데서 기인하는 것으로 생각된다"며 "이에 심부전이 A군이 되면 심부전 환자의 예후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돼 대국민 홍보 등 이에 대한 노력을 학회 차원에서 실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양한 심부전 질환군에서 특정 중증 심부전 질환군을 A군에 분류하게 해 심부전 전문치료를 조기에 적절하게 받게 해 환자의 예후를 향상시켜 재입원을 감소시키면 의료 비용 감소 효과 및 국민 건강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심부전의 중요성 역시 증대되고 있다.
심부전은 심장이 신체로 피를 내보내는 힘이 약해져서 숨이 차고, 붓는 증상이 생기며, 결국 이로 인한 고통 겪으면서 조기에 사망하게 되는 위중한 질환이다.
심장 기능의 약화는 신체 노후화와 함께 진행되기 때문에 고령 인구가 늘어날수록 심장병 중에서 심부전은 더욱 흔해질 가능성이 있다. 일반국민 및 정부에서 많은 관심을 가지는 급성심근경색과 같은 허혈성 심장질환 역시 심부전의 주요한 원인이다. 이러한 연유로 허혈성 심장질환과 심부전은 밀접한 관계에 있다.
강석민 회장은 "우리나라는 현재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고 있고 노인의 심부전은 과거에 비해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며 "따라서 노인 심부전의 치료 및 관리는 중요하다는 사실은 명확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0월 20일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는 '노년의 역할이 살아있는 사회' 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켜 노인의 역할과 세대 간 존중이 살아있는 사회를 목표로 정책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노인은 인생의 경험을 통해 그간의 경륜과 노하우를 청장년 세대에게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위해선 건강함이 전제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심부전은 입퇴원을 반복하고 의료비 지출이 많은 질병인데 노인심부전의 적절한 치료와 관리는 이러한 부담을 감소시켜 주고 노인이 역할을 할 수 있게 한다"며 "국가 차원에서도 해당 위원회를 설립해 대처해나가고 있는 만큼, 학회도 노인의 건강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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