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에서 동시다발적인 의과대학 정원 확대 규탄이 이뤄지고 있다. 정부를 비판하는 성명서 발표가 계속되는 가운데 집회 등으로 움직임이 커지는 모습이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는 전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제1차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졸속 추진 강력 규탄 집회'를 개최했다.
의협과 별개로 반차 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경기도의사회 이동욱 비대위원장은 이날 집회에 참석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퍼포먼스를 전개했다. 의사 수 증원이 국민건강보험재정 누수를 야기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의협 범의료계 대책 특별 위원회 이필수 위원장은 의대 정원은 다양한 요인과 객관적 지표 등을 고려해 논의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지금의 의대 증원은 정치적 논리와 포퓰리즘적 접근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그는 이를 저지하기 위해 생즉사 사즉생의 각오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서울특별시의사회 박명하 회장 역시 3만 5000명 서울시의사회원과 함께 투쟁 선봉에 서겠다고 강조했다.
전라남도의사회 대의원회 선재명 의장은 작금의 필수·지역의료 문제는 의사 수 부족이 아닌 제대로 된 정책의 부재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럼에도 정부는 의대 증원이 국민의 여론임을 주장하며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여자의사회 홍순원 차기 회장은 기본적인 인프라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의대 증원 추진 시 교육의 질이 저하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울특별시의사회 한동우 25개구 대표회장은 단순히 의대 정원을 늘려 낙수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오히려 필수의료 분야 의사의 박탈감을 유발한다고 꼬집었다.
앞서 이뤄졌던 전공의들의 집단행동 설문조사에 대한 옹호 목소리와 함께, 이를 압박하려는 정부 움직임에 대한 비판도 계속되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지난 23일 의대 증원 강행 시 전공의 80~90%가 집단행동에 나선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수련환경평가위원회(수평위)를 통해 전국 수련병원 전공의협의회 구성 여부와 전공의 대표의 신상을 파악 중이다. 이는 의대 증원에 대한 전공의들의 반발을 힘으로 억누르는 것이라는 비판이다.
이와 관련 미래를생각하는의사모임 임현택 대표는 성명서를 내고 전공의 권익 보호과 인권 신장을 위해 만들어진 수평위가 오히려 전공의를 부당하게 사찰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임 대표는 "2020년 전공의 투쟁 때에도 필수적인 기능은 의사들이 자체적으로 유지했고 전공의의 빈 자리를 교수와 전임의들이 메꿔 공백이 발생하지 않았다"며 "그럼에도 정부는 전공의들을 압박할 목적으로 업무개시명령을 남발하고 심지어는 전공의들을 고발 조치 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필수의료 살리겠다는 정부가 의사들이 필수의료를 기피하는 이유만 강화하고 있다"며 "독재정권이 민간 사찰하듯 젊은 의사들을 함부로 겁박한다면 10만 선배 의사들이 기꺼이 지사가 돼 후배들을 보호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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