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임상현장에서 활용도가 커지면서 국회에서 오남용 문제가 제기될 정도로 시장 규모가 급성장한 성장호르몬 주사제 시장.
제약사 간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급기야 '덤핑' 문제까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회에 제출한 최근 5년간 소아성장약품 처방 현황 자료에 따르면, 성장호르몬 주사 처방 건수가 지난 2018년 5만 5075건에서 2022년 19만 1건으로 3.45배 증가했다.
최근 5년간 성장호르몬 주사 등 소아성장약품을 가장 많이 처방한 곳은 상급종합병원이었고, 처방 증가폭이 가장 큰 곳은 의원급 의료기관이었다. 상급종합병원이 전체 처방 69만5,503건 중 34만 4193건으로 49.5%를 차지했으며, 종합병원 35.5%(24만 6624건), 병원급 10.2%(7만1,089건) 순이었다.
의원급 의료기관 처방은 지난 2018년 1641건에서 2022년 1만 871건으로 약 6.62배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러한 성장세 덕분에 제약사 성장호르몬 주사제 시장도 급성장했다.
소마트로핀 성분으로 대표되는 성장호르몬 시장은 현재 LG화학과 동아에스티 등 국내 제약사가 주도하고 있다. LG화학과 동아에스티는 각각 유트로핀 에스와 그로트로핀으로 성장호로몬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매출을 거두고 있다.
특히 동아에스티의 경우 전문의약품 품목 중 그로트로핀의 급성장으로 올해 '대표품목'으로 자리매김할 정도다.
여기에 최근 한국화이자제약이 주 1회 주사 형태인 '엔젤라 프리필드펜주(소마트로곤, 이하 엔젤라)를 출시, 매일 맞는 주사제가 주도하는 국내 시장에 참전했다.
다만, 엔젤라는 비급여가 아닌 건강보험 급여 대상으로 주 처방이 이뤄져 비급여 시장이 주도하는 시장에서의 성장세는 다소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문제는 이 같은 제약사의 경쟁이 과열되면서 최근 임상현장에서 '덤핑' 문제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제약사를 중심으로 주사제 공급가 할인이 발생하고 있다는 후문이 나오고 있는 것.
제약사 간 주사제 영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부 제약사가 저렴한 가격으로 물량 공세, 공급가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상혁 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장은 "지난해 성장호르몬 주사제 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한 뒤 최근에는 다소 줄어드는 것을 임상현장에서 체감하고 있다"며 "문제는 제약사 간 경쟁이 치열해 최근 덤핑에 따른 공급가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처음부터 가격을 낮추는 것도 아니고 실컷 가격을 올려놓고 이제 와서 할인하는 형식으로 들어오면 유통 질서에 문제가 생긴다"며 "마치 의사들이 고가약을 처방하는 것처럼 성장호르몬 주사제 시장 인식을 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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