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들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2024년도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31일 막을 내렸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정부가 의료 정상화를 위해 하반기 모집 응시자에 한해 동일 연차, 동일 과목 복귀를 허용하는 등 '수련 특례'를 적용했지만 지원자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메디칼타임즈가 31일 마감한 2024년도 하반기 인턴 및 레지던트 모집 결과를 조사한 결과, 9월 수련에 복귀한 전공의는 극소수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에 정부가 모집한 전공의 규모는 총 7645명으로, 유형별로는 인턴 2525명, 1년차 레지던트 1446명, 상급년차(2∼4년차) 레지던트 3674명이다.
우선 국내를 대표하는 빅5병원 등은 대다수가 공식적인 결과 공개를 거부했다.
서울대병원은 하반기 모집에서 사직 전공의들의 자리를 비워둔 채 인턴 159명, 레지던트 32명 등 191명을 모집했다.
하지만 서울대병원은 관계자는 "교육수련부 등 내부 논의 결과 지원자 규모를 공개하지 않는 방향으로 결정했다"며 "상황의 특수성을 고려한 것 같다. 많지 않다는 정도로만 말씀드릴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아산병원과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 가톨릭의료원 등도 모두 결과를 외부로 공개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외의 수도권 사립대병원들은 대다수가 이번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지원서를 단 한 장도 받아보지 못했다.
아주대병원과 한양대병원, 명지병원, 경희대병원, 중앙대병원, 길병원 등은 지원자가 전무했다.
이들 병원 관계자는 "현재 의료계 상황을 고려해 큰 기대를 하진 않았지만 지원자가 1~2명은 있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결과가 씁쓸하다"며 "사실 현 상황에서는 상급년차 전공의가 모두 떠났기 때문에 1년차가 들어와도 교육에 문제가 생긴다"고 토로했다.
지방의 국립대병원 역시 사정은 좋지 않았다.
경상대병원은 내과와 소아청소년과, 외과, 응급의학과 등 필수의료 중심으로 레지던트를 모집하고 나섰지만, 지원자는 한 명도 없었다.
이외에 ▲경북대병원 ▲전남대병원 ▲충남대병원 ▲전북대병원 등 역시 지원자를 찾지 못한 채 접수창구를 닫아야 했다.
지방대병원 교육수련부 관계자는 "우리 병원은 기존 전공의들에 대한 사직처리를 완료하지 않아 TO 자체가 크지 않았다"며 "빅5병원 등과 사정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가까스로 지원자 확보에 성공한 병원들도 있었다. 우선 국립중앙의료원은 상급년차 내과 모집 정원 11명이 지원자를 6명이나 확보했다. 이외에 신경과 1년차에도 한 명이 지원서를 접수했다.
수도권에서는 고려대의료원 신경외과 1년차와 연세대강남세브란스 신경과 1년차에 각각 지원자가 1명씩 나타났다.
이외에도 단국대병원은 1년차 레지던트 2명, 2년차 1명, 인하대병원은 1년차 레지던트 1명이 지원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 병원은 지원자 보호를 위해 구체적인 진료과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들 병원의 관계자는 "아무도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다행히 소수지만 지원자가 있었다"며 "이들은 기존에 병원에서 수련받다 다시 돌아오는 전공의들"이라고 말했다.
■ 인턴 '단국대병원-국립중앙의료원' 각 1명씩 확보
인턴 모집 역시 병원 대다수는 단 한 명의 지원자를 찾지 못하고 모집을 마감했다.
메디칼타임즈 조사 결과 인턴 확보에 성공한 병원은 단국대병원과 국립중앙의료원 단 두 곳뿐이었다.
단국대병원은 인턴 정원 36명, 국립중앙의료원은 23명을 모집하고 나서 각각 1명의 지원자 확보에 성공했다.
고려대의료원은 인턴 97명을 모집하고 나섰지만 지원서는 한 장도 받아보지 못했다.
이외에도 50명 이상 대규모 정원을 내건 한양대병원(68명), 경희대병원(63명), 아주대병원(54명), 길병원(53명) 등 또한 지원자는 전무했다.
지방대병원에서도 동일한 현상이 나타났는데 ▲울산대병원 ▲원광대병원 ▲조선대병원 ▲영남대병원 ▲전남대병원 ▲제주대병원 ▲강원대병원 등은 아무도 지원하지 않았다.
지방국립대병원 관계자는 "정부와 의료계 갈등이 계속해서 깊어져 병원 입장에서는 걱정이 크다"며 "이번 전공의 모집 결과도 처참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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