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수련병원이 전공의 사직서 수리를 본격화하면서 이들을 고용하려는 의료기관이 늘어나고 있다. 피부·미용 분야 외에도 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 등 필수의료 분야에서도 사직 전공의 고용이 이뤄지는 모습이다.
9일 의료계에 따르면 필수의료 분야 사직 전공의를 구인하는 병원이 나오고 있다. 일반의 신분으로 고용하는 것이긴 하지만, 관련 수련을 거친 전공의를 모집하는 상황이다.
■다양해진 사직 전공의 모집 분야…필수의료도 다수
실제 인천광역시 소재 한 종합병원은 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내과·외과 3년차 사직 전공의를 모집하고 있다. 임금은 격주 토요일 근무에 월 700만 원 네트 급여다. 주중 오후 반차가 보장되면 첫해 연차는 학회 2일을 더해 총 12일이다.
대학병원 역시 일반의를 대거 모집하고 나섰다. 서울특별시 소재 한 대학병원은 내과·외과 병동 야간 당직의와 중환자실 전담의를 고용하면서 전공의 수련경험자를 우대 조건으로 정했다. 급여는 네트제로 월 700만~800만 원이다.
부산광역시 소재 한 대학병원도 내과·마취통증의학과·응급의학과 등에서 근무할 일반의 30명을 모집하면서 관련 전문과 수련을 우대 조건으로 걸었다.
이 밖에도 응급실에서 근무할 계약직 일반의를 채용하거나 기간제 당직의, 국가검진센터, 심장초음파 일반의를 구인하는 등 사직 전공의 모집 분야가 더욱 다양해지는 모습이다.
■관련 공고 더 늘어날 듯 "피부·미용 과열 환기 기대"
의료계에선 이 같은 공고에 적지 않은 전공의들이 지원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수련 경험을 살릴 수 있고, 기존 전공의 평균 임금 400만 원의 2배 수준의 급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 추진 의지가 확고해 전공의 사직 사태가 장기화할 전망인 만큼, 관련 공고가 늘어날 가능성도 크다. 올해 하반기 전공의·인턴 모집은 1.4% 지원율로 전멸했으며, 이날부터 진행되는 추가 모집 역시 저조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상황이다.
사직 전공의들이 개원가 피부·미용 분야로만 향하고 있다는 부정 여론이 형성된 것과 경쟁 과열로 관련 분야 임금이 하락세인 상황도 유인 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처럼 계속해서 사직 전공의들의 진로가 다양해진다면 기존 부정 여론이 환기될 수도 있다는 기대다.
이와 관련 의료계 한 관계자는 "세간에 알려진 것처럼 피부·미용 분야 일반의 월급이 시작부터 1000만 원인 것이 아니다. 시술 경험을 쌓으면서 차츰 임금을 높여가는 식이고 숙련되기까지 몇 달이 걸린다"며 "비슷한 임금이면 피부·미용 분야를 새로 배울 바에 기존 전공을 살리는 게 더 나을 수 있어 이런 촉탁의 채용 공고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의사 부족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어서 기존 전공을 살리는 일반의 채용 공고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피부·미용 외에도 초음파·내시경 등 일반의가 개원가에서 할 수 있는 역할도 많다. 이렇게 진로가 확장되면 전공의들이 돈만 벌려고 피부·미용 분야로만 진출하고 있다는 오명도 사라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진로 다양화 나선 의료계…필수의료과 강좌도 속속
의사단체들도 이 같은 기조에 힘을 보태고 있다. 무료 연수강좌 등으로 여러 분야에서의 전공의 숙련도를 높이는 상황이다.
앞서 대한정형외과의사회는 지난 5일 '사직 전공의 선생님들을 위한 근골격계 초음파 연수 강좌'를 진행한 바 있다.
이에 더해 오는 18일 내과초음파 연수강좌에 이어 25일 피부과, 9월 정형외과 초음파 핸즈온 연수강좌가 진행될 예정이다. 오는 9월 추계학술대회를 여는 대한외과의사회 역시 전공의 수강료를 무료로 한다.
특히 대한개원의협의회는 대한의사협회와 전공의 진로 지원 TF를 구성하고 이 같은 연수강좌를 지원하고 있는데 정신건강의학과 연수강좌 역시 협의 중이다.
이와 함께 기존에 운영 중인 구인·구직 게시판에 ▲근무 희망 지역 ▲근무시간 ▲희망 급여 ▲전공과목 ▲수련 연차 등의 항목을 추가해 활용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시도의사회들의 개별적인 지원도 이뤄지고 있는데 서울특별시의사회는 오는 11일 '제2차 전공의 실무교육'을 개최한다. 이를 통해 방문 진료 및 외과 진료에 대한 교육을 진행한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대한개원의협의회 박근태 회장은 "연수강좌뿐만 아니라 개원가의 체험 등 진로 탐색의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라며 "이 밖에도 구인·구직 등 여러 방향의 대책을 모색해 전공의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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