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상급종합병원의 구조전환을 위해 일률적 종별가산제가 아닌 의료기관별 '기능 가산제'를 도입한다. 병원별 적합질환군 진료비중 및 환자진료성과 등을 고려해 병원별 각개판단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또한 전공의 비중을 현재 40%에서 20%까지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유정민 의료체계혁신과장은 21일 복지부가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개최한 '혁신적 의료공급 및 이용체계 개편방안 공청회'에서 상급종합병원의 구조전환 및 의료전달체계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현재 정부는 상급종합병원이 전공의에 대한 과도한 근로의존도를 낮추면서, 중증·응급 중심 진료체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진료체계 확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유정민 과장은 "전공의가 떠나고 역설적으로 상급종병은 중증 및 응급환자에 집중하고, 환자 쏠림 현상이 개선되는 등 긍정적 효과가 나타났다"며 "반면 현장에 남은 의료진 피로도가 증가하고, 병원은 급격한 환자 감소에 따른 경제적 문제 등이 발생했다. 정부는 왜곡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 바람직한 의료체계를 정착시키려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전공의 복귀가 더딘 상황 속 비상진료체계를 유지하며 올 하반기부터 상급종병 구조 전환에 힘쓸 계획"이라며 "정부는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질환, 중증도에 맞춰 큰 병원에 가지 않아도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의료기관을 확충해 혁신적 의료전달체계를 구축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오는 9월부터 의료개혁추진단을 통해 상급종합병원 구조개편 시범사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우선 상급종병의 전공의 비중은 현 40%에서 절반인 20%까지 감축할 계획이다.
유정민 과장은 "병원에서 전공의 비중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며 전공의는 수련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도전문의 확충을 지원하고 국가 차원의 전공의 교육계획을 수립 및 수련 비용 지원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공의가 떠난 자리는 새로운 인력을 채용하는 것보다 기존 인력의 숙련도를 높이고, 분절적이던 업무 구조를 팀구조로 개편해 추가채용 없이 의료 질을 높이는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또한 상급종병은 '진료량 늘리기'가 아닌 2차병원 등과 협력을 통해 '중증·응급'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구조를 개편한다.
정부는 이를 위해 현재 상급종병에 맞는 적합질환을 분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복지부는 기존의 상종 기준상 전문질환질병군(DRG-A)뿐 아니라 ▲2차급 병원에서 의사 판단하에 의뢰된 환자 ▲응급도 1~2로 응급실을 거쳐 입원한 환자 ▲권역심뇌혈관센터 및 외상센터 입원환자 ▲로봇수술 등 특별한 기술 요하는 환자 등을 포함했다.
유정민 과장은 "상급종병원 3년 내 중증환자 비율을 60% 이상으로 올리거나, 현재 중증도 환자 비중을 50% 이상 올리는 등 자체적인 목표를 정해 달성해야 한다"며 "이를 돕기 위해 정부는 우수종합병원, 강소전문병원 등을 구축해 이송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필수의료 강화 차원에서 향후 상급종합병원은 응급, 심뇌, 외상 등 분야에서 '센터'로 역할 해야 한다.
그는 "현재 상급종병 중에서는 응급, 심뇌, 외상, 고위험분만, 중증소아 등 필수의료 분야의 센터 역할을 하지 않고 있는 곳들이 있다"며 "당장 올해 11월 시작되는 시범사업 지정기준에 '센터 역할'이 포함되진 않았지만 이를 꾸준히 모니터링해 내년에는 지표화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상급종병이 중증·응급환자에 집중하며 진료를 계속할 수 있도록 정부는 수가 체계 역시 개편할 예정이다.
유정민 과장은 "일률적 종별가산제를 폐지하고 기능 가산제로 전환한다"며 "적합질환군 진료비중, 환자 건강 개선 성과와 진료 비용 종합 평가, 상급종병의 권역 내 필수의료 책임 역할 평가 등을 고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시범사업 규모는 총 3조원 내외"라며 "구체적으로 중환자실 및 입원료 등 보상 1.5조원, 중증수술 보상 5000억원, 사후 보상 1조원 등"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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