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회장 기호 3번 주수호 후보가 정부가 의료개혁 차원에서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지불제도 개편에 대해 "의료계를 가장 빠르게 훼손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주수호 후보는 24일 "정부는 공정한 보상을 말하지만 오히려 불공정한 지불제도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는 현재 필수의료 분야가 붕괴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동시에 대한민국 의료 수가가 OECD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수가이기 때문에 의료기관이 비급여 진료 없이 운영될 수 없고, 상급종합병원에 경증 환자 비중을 줄이도록 강제하면 적자를 감당할 막대한 세금 투입이 필수불가결하다는 사실마저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 8월 30일 의료개혁 1차 실행방안을 발표하며, 공정한 보상체계를 위해 저수가 구조를 퇴출하고 균형적 적정 수가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필수의료에 집중보상하며, 안정적 건강보험재정 운영을 위해 비급여와 실손보험을 손보겠다고는 방침이다.
주수호 후보는 "정부가 발표한 실행 방안의 세부 내용을 분석해 보면, 정부가 원하는 방향이 공정한 보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금방 알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는 의료개혁 실행방안에서 저수가를 퇴출하고 적정 수가를 만들겠다고 했지만, 저수가 분야를 '원가' 수준으로 보상하겠다고 적시했다"며 "기존에는 원가에도 못 미치는 가격을 받았으니, 앞으로는 원가로만 보장해도 적정한 보상이 아니냐는 황당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또한 정부는 과학적으로 수가를 조정한다고 하면서 정부의 거수기 조직에 불과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내 의료비용분석위원회를 만들어 운영하겠다고 말했다"며 "그 결과 올해 일방적으로 유형별 환산지수 차등 적용을 추진했고 의원급은 환산지수 0.5% 인상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비급여와 실손보험 개편안 역시 문제점이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주 후보는 "정부는 비급여 항목 표준화, 적정 비급여 참고가격 고시제 도입, 혼합진료 금지를 통한 비급여 행위 통제, 비의사 대상 미용시장 개방, 의료기관의 실손보험 청구대행 유도 및 삭감을 위한 실손보험 심사 도입 등을 계획으로 발표했다"며 "해당 계획들은 아직 검토 단계에 있지만, 만약 실행되면 의대정원 증원보다도 엄청난 후폭풍을 의료 시스템에 몰고 올 것이 자명하다"고 밝혔다.
이어 "원가에도 못미치는 저수가에도 의료기관들이 유지되는 이유는 비급여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며 "따라서 급여 가격을 적정 가격(원가+이윤)으로 현실화시키지 않은 상황 속 비급여 항목만 갑작스럽게 통제한다면 의료기관들은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또한 "실손보험으로 인한 부작용은 정부가 유도하고 방조한 책임이 가장 큼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는 모든 책임을 의료기관에 전가시키고 있다"며 "급여 수가가 원가가 되는 것이 적정 수가라고 말하는 수준의 정부가 결국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을 붕괴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주 후보는 정부가 추진하는 대안형 지불제도 도입과 관련해서도 큰 우려를 표했다.
그는 "정부는 현재 공정하지 못한 보상의 중심에 행위별 수가제가 있다고 오판하고 대안형 지불제도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려 한다"며 "행위별 수가제의 비중을 최소화하고, 성과기반 지불제(P4P), 묶음지불제(bundle payment), 에피소드 지불제, 포괄수가제, 책임진료기구(ACO) 등 가치기반 지불제(VBP)로 묶을 수 있는 대안적 지불제의 적용을 늘리고 확대하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가치기반 지불제(VBP)를 도입 및 확대하는 것은 공정한 보상이 아니라 효율적인 의료비 통제에 있다"며 "이미 십 수년 전부터 대한민국에 가치기반 지불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는 총액계약제까지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 사람이 바로 김윤 의원"이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의료계는 의료농단의 핵심이 의대증원이라고 착각하지만 의료 현장을 가장 빠르게 훼손시킬 계획은 지불제도 개편"이라며 "의료계에는 정부의 숨은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고, 이를 분쇄할 수 있는 안목과 추진력이 필요하다. 회원들은 이러한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경험많고 준비된 리더십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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