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로슈의 항암신약 '페스코(퍼투주맙·트라스투주맙)'의 임상현장 영향력이 급여 적용과 함께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급여 확대와 동시에 국내 대학병원에서의 활용도 늘어나는 양상이다.
2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올해 8월 한국로슈 유방암 치료제 '페스코'를 건강보험 급여로 등재한 바 있다.
지난해 8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 문턱을 넘은 지 1년 만에 급여에 등재되는 셈이다. 페스코는 정맥주사 제형인 허셉틴(트라스투주맙)과 퍼제타(퍼투주맙)를 피하주사제로 변형시켜 개발된 항암제다.
국내에서는 최초의 개량 생물의약품으로 지난 2021년 9월 허가를 받았다.
정맥주사 제형인 두 품목을 하나로 합쳐 SC 제형으로 개발, 유방암 환자들의 치료제 투여 시간을 대폭 감소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허셉틴·퍼제타 정맥주사로 3주마다 유지요법 치료를 받던 전이성 HER2 양성 유방암 환자가 페스코 SC로 변경한다면 4시간이 넘는 투약 및 모니터링에 시간이 20분까지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페스코는 건강보험 목록으로 등재된 지 4개월 만인 이번 달부터 급여 확대되기도 했다.
기존 퍼제타는 조기 유방암에 있어 국소진행성, 염증성 또는 초기 단계(지름 2cm 초과)인 HER2 양성 유방암 환자가 선행화학요법으로 투여 시 본인부담비율 30%로 선별 급여가 적용됐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림프절 양성 환자가 새롭게 급여 대상으로 포함되면서 선행화학요법 투여가 가능한 환자의 폭이 한층 넓어졌다.
해당 기준은 퍼제타와 허셉틴을 하나로 합친 피하주사 제형인 페스코의 급여 기준에도 함께 적용된 것.
특히 급여 확대는 의학계의 의견이 반영돼 이뤄졌다. 미국종합암네트워크(National Comprehensive Cancer Network, 이하 NCCN) 및 유럽종양학회(European Society for Medical Oncology, 이하 ESMO) 등 최신 글로벌 가이드라인에서 권고돼 있는 만큼 보험당국도 의학계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
이를 바탕으로 페스코는 국내 대형병원 중심 임상현장에서의 영향력도 확대되는 양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국내 빅5 병원 중심으로 페스코를 약사위원회(DC)에 상정, 신속하게 코드를 신설해 처방이 가능하도록 조치한 것으로 나났다.
심평원도 이 달 ‘암환자에게 처방‧투여하는 약제에 따른 공고 개정안’을 예고, 페스코를 2군 항암제에 추가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2군 항암제는 전통적인 항암제 이후에 나온 것으로 약효가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는 약물을 의미한다.
임상현장은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에 내년부터 페스코가 SC 제형의 장점을 내세워 임상현장의 영향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흔히 나타나는 주사관련 이상반응이 나타나는 정맥주사 형태를 고집할 이유가 없어질뿐더러 환자관리가 굉장히 편리해지기 때문이다.
동시에 투약시간이 줄어들면 순응도가 월등히 높아지고 좀 더 의료진이 적극적인 처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SC 제형 형태로 주입했을 때 장점이 투약 기간이 상당히 짧아진다는 점"이라며 "정맥주사 형태로 생겨날 수 있는 이상반응이 있다면 고열 및 혈압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피하 주사로 진행된다면 이러한 이상반응이 줄어들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미국의 경우 클리닉에서 암 환자들이 치료제를 투여받은 것이 일반적"이라며 "국내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대학병원 중심으로 암 환자 치료가 이뤄지는 만큼 치료제 특성과 국내 임상현장의 특성을 반영해 치료제 투여가 이뤄질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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