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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신약 렉라자 미국 진출 쾌거...위고비로 비만시장도 들썩

발행날짜: 2024-12-30 12:04:45 업데이트: 2024-12-30 12:06:30

메디칼타임즈가 선정한 10대뉴스(하) 의약학술편
치매신약 등장에 기대 커...의료대란에 국내 저널 멈춤은 아쉬워

⑥'렉라자' FDA 승인…국산 신약 최초 이정표

올해 유한양행이 개발한 국산 폐암 신약 렉라자(레이저티닙)가 미국식품의약품(FDA) 허가를 받는 데 성공했다.

국산 폐암 신약 렉라자가 FDA 승인을 받으며 새 역사를 썼다.

렉라자 허가를 계기로 유한양행은 국내 제약사로서는 최초로 항암 분야에서 치료제를 개발, 글로벌 시장에 본격 진출하게 되는 이정표를 세우게 됐다.

구체적으로 FDA는 지난 8월 렉라자와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을 상피세포 성장인자수용체(EGFR) 엑손 19 결실 또는 엑손 21 L858R 치환 변이가 확인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NSCLC) 성인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승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전 세계 항암치료 가이드라인이라고 평가되는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까지 비소세포폐암 분야 가이드라인을 개정, 상피세포 성장인자수용체(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 1차 치료옵션에 렉라자+리브리반트를 권고했다.

명실상부 글로벌 시장에서 폐암 1차 옵션으로 등극하는 순간이다.

최근에는 유럽에서도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 공식 허가, 내년 미국을 넘어 유럽, 아시아 시장에서 활용도가 더 커질 전망이다.

⑦시장 풀린 위고비, 비만치료제 시장 재편

전 세계적 품귀 현상이 일어날 정도로 화제를 일으킨 비만 치료제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 노보노디스크제약)'가 마침내 올해 말 국내 시장에 풀렸다.

노보노디스크제약의 비만 치료 보조제 위고비가 출시되면서 임상현장의 비급여 체계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시 전부터 기대를 모았던 약물인 만큼 개원가에서는 사전 예약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등 '비만 치료제' 신드롬을 일으켰다.

위고비는 펜 모양 주사제 형태로 하나당 약 용량이 0.25㎎, 0.5㎎, 1.0㎎, 1.7㎎, 2.4㎎ 등 5개로 나오는데, 공급 가격은 용량에 관계없이 37만 2025원으로 정해진 것으로 전해졌으며, 적은 양부터 투약을 시작해 점차 늘려가는 방식으로 투여가 이뤄지고 있다.

다만, 제약사의 출고가가 사전에 공개되며 임상현장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동시에 경쟁약인 '마운자로(터제파타이드, 릴리)'에 더 큰 관심을 보이는 의견도 적지 않다.

현재 임상현장에서는 한 달 평균 70만원 수준으로 비급여 가격대가 형성돼 있다. 공급가는 37만원 수준이지만 환자가 실제로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제약사의 출고가에 더해 유통사 마진 및 구입에 따른 세금과 진료비까지 총 합쳐진 금액이기 때문이다.

대한비만연구의사회 회장인 좋은가정의원 이철진 원장은 "바이알 제형 마운자로 국내 허가가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위고비에 비교해 마운자로가 1년 금액으로 환산할 시 우리나라 금액으로 300만원 정도 저렴한데다 바이알 제형은 미국에서 50% 약가를 인하했다. 국내에도 허가 받아 도입된다면 이보다 더 저렴한 가격이 기대되기 때문에 임상현장에서 마운자로에 관심을 두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바이알 제형이 나온다면 펜 타입에 비해 의료진 입장에서 더 긍정적이다. 개원가에서 패키지 상품으로 묶어 일주일 마다 바이알 형태로 투여한다면 최적의 상황이 될 수 있다"며 "벌써부터 마운자로 국내 공급을 위해 국내사들이 파트너 계약에 집중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기도 했다"고 전했다.

⑧한미약품 오너일가 내홍 깊어져…결국 해 넘긴 경영권 분쟁

국내 제약업계에서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던 한미약품그룹은 올 한해 내홍으로 몸살을 겪었다.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지난 1월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이 OCI그룹과의 통합을 추진하면서부터 시작됐다.

OCI그룹 통합 추진으로 시작된 힌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올 한해 지속됐다.

그룹 통합에 반대한 임종윤, 임종훈 형제가 모녀의 결정에 반발하며, 주주총회를 통해 경영권 장악에 나선 것.

특히 지난 3월 진행된 주주총회에서는 형제들은 한미약품그룹의 대주주 중 하나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지지를 얻어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주주총회 이후에도 오너일가의 갈등은 봉합되지 않았고 다시 한미사이언스의 이사회와 한미약품의 대표이사 자리를 두고 연이어 임시주주총회가 열리며 경쟁이 다시 수면위로 올라왔다.

이 과정에서 당초 우군이던 신동국 회장이 모녀를 지지했고, 결국 한미사이언스 정관 개정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이사회 구성을 동률로 만들며 절반의 성과를 거뒀다.

이어진 한미약품 임시주총에서는 모녀 일가를 지지하는 박재현 대표이사의 해임안이 부결되며 다시 형제측의 패배를 끝이 났다.

결국 양측은 주주총회와 임시주주총회에서 각자 승기를 거두며 현재까지 갈등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으로 내년 주주총회에서도 이같은 갈등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형제 중 임종윤 이사가 4인 연합과 화합을 택한 것은 변수다. 이는 12월 26일 임종윤 이사가 4인연합에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한편 경영권 분쟁 종식과 전문 경영인 체제 구축에 힘을 보태겠다는 뜻을 밝힌 것.

반면 임종훈 대표 측은 해당 소식이 전해진 이후 '논의 중'이라는 입장을 밝혀 여전히 불씨는 남아있다.

⑨전공의 집단 사직 여파 현실화…국내 저널 '공회전'

지난 2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정책에 반대해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을 단행한 이후 연쇄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전공의 공백은 대학병원 교수들의 업무량 증가로 이어졌고, 이는 당직 횟수 증가와 같은 실질적 업무 부담을 가중시키며 의료 현장 전반에 영향을 끼친 것. 이는 국내 의학 학술지 발간에도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전공의는 의료 현장에서 환자 진료와 수술 보조, 응급 상황 대응 등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해 왔다. 대학병원 교수들이 전공의의 업무를 떠안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연구와 학술 활동에 쏟아야 할 시간을 임상 업무에 빼앗기며 장기적인 연구 활동에 큰 지장을 받고 있다.

대한내과학회 영문학술지(KJIM) 메인 화면. 11월호 발간 이후 저널 발간 일정이 차질을 빚는 등 다양한 저널이 투고 및 심사 보릿고개에 시달리고 있다.

실제로 국내 저널이 발간 지연 또는 중단 사태를 겪고 있다. 일부 저널의 경우 심사위원인 교수들이 심사 업무를 수행할 시간이 부족해 심사 과정이 지연되고 있고,연구 결과를 정리해 발표할 여유가 부족해짐에 따라 신규 논문 제출 수 자체도 감소하고 있다.

대한내과학회 영문학술지(KJIM), 대한의사협회지(JKMA)는 11월호 발간 이후 멈춰섰고, 대한의학회의 국제학술지(JKMS)는 12월호에 맞춰 신규 논문 한편만 새로 게재하는 등 예정된 호수 발간을 무기한 연기하거나 심사 대기 시간이 비정상적으로 길어지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는 국내 연구자들의 연구 결과를 적시에 발표할 기회를 박탈하고, 국제 학술 무대에서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결국 대한민국 의료의 경쟁력 약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이다.

⑩마침내 국내 상륙한 치매신약 레켐비…기대감 폭발

올해 12월 마침내 치매 신약인 레켐비(레카네맙, 에자이)가 우리나라에 상륙하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치매 신약 레켐비가 12월 국내에 상륙하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레켐비는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는 아밀로이드 베타의 생성을 막아 병의 진행을 멈추거나 지연시키는 기전을 가진 치료제로 지난 2023년 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으며 세상에 나왔다.

실제로 레켐비는 대규모 무작위 대조 임상인 'Clarity AD'에서 18개월 시점에 위약군 대비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27%나 지연시키며 유효성을 입증했다.

특히 Clarity AD의 확장 연구에서도 3년 시점에 알츠하이머병의 진행 정도를 보여주는 CDR-SB(Clinical Dementia Rating Sum of Boxes)가 대조군 대비 0.95점 감소하며 장기 효과를 보였다.

국내 출시에 맞춰 각 대학병원들은 레켐비 처방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지만 걸림돌은 바로 가격이다.

아직 급여권에 진입하지 못해 현재 상황에서는 연간 최대 3천만원 정도의 환자 부담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현재 마땅한 치료법이 없는 알츠하이머병의 특성상 국내에서도 이에 대한 수요는 폭발적이라는 점에서 과연 가격 부담을 넘어 레켐비가 국내 임상 시장에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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