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가 결선 투표에 접어들면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낙선 후보들이 주수호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후 사실이 아니라는 반박이 나오고 김택우 후보 지지층에서도 이 같은 선거운동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이다.
7일 대한의사협회 제43대 회장 선거 1차 투표에서 낙선한 후보들이 주수호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협 선거판에 파문이 일고 있다. 앞서 주수호 후보 캠프 측은 1차 투표에서 낙선한 강희경·이동욱 후보가 사실상 주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고, 최안나 후보 캠프에서도 전공의 TF 일부가 합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관련 내용이 공론화된 직후, 이는 사실과 다르다는 반박이 나오고 있다. 주수호 후보가 낙선 후보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오갔던 이야기에 대한 해석 측면에서 의견 차이가 있었던 모습이다.
특히 최안나 전 후보 캠프는 별도의 보도자료를 배포해 전공의 TF의 합류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 최안나 전 후보는 "저와 제 캠프 누구도 동의하지 않은 내용이 기사로 나와 유감이다. 저는 두 후보 중 어느 쪽에도 영향을 미칠 의사가 없다"며 "특히 제 캠프였던 전공의TF가 합류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저 최안나는 선관위 규정을 철저하게 지킬 생각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동욱 후보는 메디칼타임즈와의 통화에서 "주수호 후보가 만나려는 노력이 더 있었던 것은 사실이고 이에 대해 속마음이 있을 수 있지만, 공개적으로 어떤 의사를 표명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반면 강희경 후보만은 "주 후보가 원하는 것은 우리가 자긍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의료 시스템 구축과 이를 통한 국민 건강 개선이다"라며 "이를 위해 현안을 해결해야 한다는 뜻은 모든 후보가 마찬가지"라며 지지 의사를 명확히 했다.
이어 "다만 지난 한 달간의 선거운동에서 김택우 후보와는 의견 차이가 명확했다"며 "김택우 후보는 정부가 무릎을 꿇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우리는 투쟁과 함께 설득하며 국민 건강을 추구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이 같은 상황에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의협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관상 결선 투표 시작 이후 모든 선거운동이 금지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낙선 후보의 특정 지지 선언 역시 금할 것이 권고되는데, 의협 선관위 고광송 위원장 역시 1차 투표 이후 "낙선 후보자들은 다른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하지 말아주시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주수호 후보는 "언론 대응의 통일성을 높이기 선거가 끝날 때까지 캠프 홍보팀을 언론과 일절 접촉하지 못하도록 했으며 모든 메시지 관리를 직접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반면 김택우 후보 지지층에선 반발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김택우 후보 캠프 관계자는 "이렇게 의협 정관을 어기는 선거운동을 자행한 후보가 과연 협회장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며 "김택우 후보에게도 여러 곳에서 지지 선언이 계속되고 있지만, 캠프 측에선 이를 선거운동의 도구로 이용하지는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는 선관위 정관을 편법으로 우회하는 대단히 부적절한 선거운동이다. 반면 우리 캠프에선 정도를 걸으며 선거운동을 하라는 것이 김택우 후보의 주된 요구였다"며 "의협 회장은 공인이고 정관을 위반해가며 협회장이 된다면 이는 두고두고 발목을 잡힐 수 있다. 이는 의협의 대표성에도 문제가 되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김택우 후보 역시 이 같은 보여주기식 선거운동 대신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진정성 있는 선거운동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김 후보는 "어떤 대응이나 전략보단 조용히 이전처럼 회원들 만나며 의견을 공유하고, 사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를 고민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런 것들이 진정성을 보여서 많은 분이 지지해 주시는 것이라고 본다"며 "이번에도 어떤 이합집산이나 부적절한 모습보다는 진정성을 보인다면 회원들이 더 많은 힘을 실어주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일부 낙선한 후보들과의 연대가 아니라 전공의, 의대생, 교수 등 전 직역을 하나로 묶는 리더가 필요한 시점이다"라며 "14만 의사를 안을 수 있는 역량과 능력이 있는 후보가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역량을 발휘해서 전체를 아우를 수 있도록 준비하고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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