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바뀌고 의과대학 곳곳에서 학생들의 복귀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의대 현장 전문가들은 정부가 지난해처럼 강압적이고 독단적인 태도로 의료계를 척지지 않는다면, 올해 상당수의 학생들이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 예측했다.
의과대학들은 학사 일정 시작을 목전에 두고 학생들의 복귀 규모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수업 준비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최근 서울의대는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휴학 중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2025 학기 복학 여부 의견을 묻는 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의대생 다섯 명 중 한 명꼴인 23%가 "이번 학기에는 학교로 돌아가야 한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77%는 여전히 복학을 반대했다.
서울의대 측은 복학 여부는 학생 개인의 자유에 맡기고 복귀하는 학생들이 수업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의대는 지난 20일 3, 4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일부 수업을 개강했으며 약 70여명의 학생이 참석해 수업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의대 관계자는 "해가 바뀌고 학생들 사이에서 복학에 대한 인식 자체가 달라진 면이 있는 것 같다"며 "물론 여전히 휴학을 지속하겠다는 학생들이 대다수이지만 복귀를 고려하는 학생 또한 크게 늘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복귀 분위기가 자리 잡으면 동시에 많은 학생들이 돌아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수업 진행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준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의대에 이어 연세대의대 또한 일부 본과생들이 복귀할 전망이다.
지난 13일부터 20일까지 의대 본과 3·4학년을 대상으로 1차 복학 신청을 받은 결과, 소규모지만 일부 학생들이 복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연세의대는 오는 2월 2차 복학 신청을 받고 내달 24일 본과 3학년 학생들 수업을 개강할 예정이다.
다른 의과대학들은 이러한 일부 학생들의 복귀가 단호했던 의대생 단일대오에 균열을 불러올지 지켜보고 있다.
지방의 한 의과대학장은 "갈등이 장기화되고 정부가 내년도 의대증원을 원점에서 재논의한다고 밝히면서 복귀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또한 올해는 새로운 신입생들이 입학해 수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이러한 분위기에 영향을 받아 복귀하는 학생들도 분며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다만 변수가 있다면 정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며 "아직 전공의들이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에 정부가 조금이라도 지난해와 같이 독단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학생들은 다시 학교를 떠날 우려가 크다. 가장 중요한 것은 2026학년도 정원에 대해 정부나 얼마나 개방적인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복귀하는 학생들에 대한 신상공개 등 불법적인 행동에 대한 엄중한 처벌 역시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서울의대 학생들이 수업에 일부 복귀하자 의사 커뮤니티 등에 이들의 실명이 적힌 '복귀자 블랙리스트'가 또다시 유포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서울의 한 의과대학 교수는 "복귀하는 의대생과 전공의 등에 대한 신상유포는 의정갈등 초기부터 있어왔는데 아직까지 명확한 처벌 사례가 없어 이러한 움직임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며 "복귀 의사가 있는 학생들이 신변에 위협을 느끼고 학교 측에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료계는 폐쇄적인 면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부담은 복귀에 큰 걸림돌으로 작용된다"며 "복귀하는 학생들에 대해 더욱 적극적인 국가의 적극적인 보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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