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 등 면역항암제의 가장 큰 난제로 꼽히는 면역세포 신경독성증후군(ICANS) 등 부작용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이 나와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뇌 척수액 단백질 분석을 통해 주요 바이오마커를 식별한 것으로 정확도가 95%에 달한다는 점에서 향후 진단키트 개발의 단초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시각으로 11일 국제학술지 백혈병(Leukemia)지에는 면역항암제 부작용을 예측할 수 있는 진단 기술에 대한 검증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10.1038/s41375-025-02541-6).
현재 환자의 면역 체계를 활용해 암을 치료하는 면역 요법은 항암 치료에 있어 가장 촉망받는 분야 중 하나다.
그 중에서도 환자의 면역 세포인 T세포를 재프로그램해 암 세포를 표적 치료하는 CAR-T 치료제는 다양한 분야로 적응증을 넓혀가며 중요 옵션으로 자리잡고 있는 상황.
문제는 바로 부작용이다. 중추 신경계에 염증을 일으키는 면역세포 신경독성증후군 위험이 크게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CAR-T 치료제 투입 후 면역세포 신경독성증후군이 나타날 위험은 무려 64%에 달한다는 점에서 임상 현장에서 큰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가벼울 경우 무기력함이나 두통 등의 증상에 머무르지만 심할 경우 의식 장애나 발작, 뇌출혈까지 이른다는 점에서 자칫 암 치료 효과보다 더욱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규슈 의과대학 유야 쿠니사키(Yuya Kunisaki)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이에 대한 진단 기술 개발에 나선 배경도 여기에 있다.
만약 면역세포 신경독성증후군이 발생할 환자와 중증도 여부를 미리 파악할 수 있다면 CAR-T 치료에 획기적 전기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CAR-T 치료가 예정된 29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뇌척수액을 채취한 뒤 단백질 분석에 들어갔다. 이 중 11명의 환자는 면역세포 신경독성증후군이 발생했고 18명은 발병하지 않았다.
따라서 연구진은 이 환자들의 척수액에 존재하는 864개의 단백질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면역세포 신경독성증후군이 발생한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간에 명확한 차이가 있는 46개의 단백질이 발견됐다.
특히 연구진은 면역세포 신경독성증후군이 발생한 환자에게서 C1RL 단백질 수치가 높아진 것과 FUCA2 단백질 수치가 낮아진 점을 주목했다.
이 두가지 바이오마커를 활용하면 면역세포 신경독성증후군이 발생할 위험을 예측할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결과는 적중했다. 이 두가지 단백질을 바이오마커로 활용해 총 10명의 환자가 모집된 두번째 그룹을 대상으로 예측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이 진단법은 수신자조작특성곡선(AUROC)가 0.947를 기록했다.
면역세포 신경독성증후군이 발병할 환자와 그렇지 않을 환자를 95%의 정확도로 걸러낼 수 있다는 의미다.
유야 쿠니사키 교수는 "CAR-T 치료는 상당히 고가인데다 면역세포 신경독성증후군이 발생하면 큰 위험한 상황에 이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진단 모델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척수액을 넘어 혈액에서도 이러한 바이오마커를 식별할 수 있는지에 대한 추가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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