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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C 항암제 엔허투 성공 신화…누가 바통 이어갈까

발행날짜: 2025-01-31 05:30:00

[바이오리서치]OS 미충족 불구 허가 획득…폐암 전략 선회 기대감
파트리투맙 등 후속 허가 기대, 알테오젠 등 국내 기업 존재감 커져

다이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 개발한 '다트로웨이'가 미국에서 승인되며 올해 첫 항체약물접합체(antibody-drug conjugate, ADC) 신약으로 이름을 올렸다.

전체생존기간(OS) 목표 달성 실패로 허가가 불확실할 것이라는 우려를 앃어내며 엔허투 이후 야심작으로 개발했던 결과물을 결국 임상 현장에 내놓은 것.

이 같은 소식에 제약·바이오업계는 ADC 시장 확대에 관심을 기울이며 후속 주자에 주목하고 있다.

힘겨운 허가 속 성공…이후 행보는?

3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다이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 개발한 다트로웨이(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를 유방암 치료제로 허가했다.

이로써 미국 시장에서 다트로웨이는 호르몬수용체(HR) 양성, 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 2형(HER2) 음성 유방암 치료제로 사용이 가능해졌다.

다트로웨이는 다이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 개발 한 두 번째 ADC다. 이미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ADC 신약개발 붐을 일으킨 엔허투(트라스트주맙 데룩스테칸)를 보유하고 있다.

Trop-2 단백질은 유방암에서 과발현되는 세포막항원으로 특히 삼중음성유방암의 90% 이상에서 과발현된다. 다트로웨이는 Trop-2 단백질과 결합해 세포독성물질을 암세포 내부로 투하한다. 표적항암제와 세포독성항암제의 장점은 살리고 건강한 세포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이번 허가로 다트로웨이는 Trop-2를 타깃으로 허가된 두 번째 ADC 신약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다트로웨이 허가 전 Trop-2를 타깃하는 ADC는 길리어드의 트로델비(사시투주맙고비테, 길리어드)가 유일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는 ESMO 2023에서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 다트로웨이의 유효성을 평가하는 TROPION-LUNG01 임상3상 연구를 공개했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 폐암 적응증을 다시 제출하면서 임상현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다트로웨이의 개발을 위한 임상연구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폐암과 유방암 임상 3상 최종 분석에서 목표로 삼았던 OS 데이터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허가에 빨간불이 켜지기도 했다.

실제로 아스트라제네카가 지난해 11월 폐암에서 임상연구 데이터를 충족하지 못하자 전략을 선회, 신규 EGFR 비소세포폐암으로 적응증을 다시 제출했다.

홍민희 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비소세포폐암 분야에서 ADC 역할을 생각한다면 현재까지 승인 된 것이 없다. 그나마 Trop-2 타깃 ADC 연구를 보면 어떤 서브 그룹이 좋았다라는 이야기는 있다"며 "하지만 실제로 이 데이터를 갖고 과연 FDA 승인을 받을 수 있겠는가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 어쨌든 1차 종료점을 만족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다트로웨이는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고 유방암에서 FDA 허가를 받으며 향후 폐암에서의 승인도 기대케 했다.

켄 켈러 다이이찌산쿄 글로벌 항암제 부문 대표 역시 "이번에 다트로웨이가 허가를 취득함에 따라 앞서 내분비 요법제와 전통적인 항암화학요법 치료를 진행했던 호르몬 수용체 양성, 표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2 음성 유방암 환자들이 전이기 단계에서 조기에 새로운 Trop-2 타깃 ADC를 사용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기대커지는 ADC 후발주자

그렇다면 다트로웨이에 이어 올해 허가가 기대되는 ADC 신약 후보는 어떤 것일까.

현재로서는 다이이찌산쿄의 '파트리투맙 데룩스테칸' 단연 주목받는 후보다. 지난 2023년 다이이찌산쿄와 MSD는 ADC 항암제 파이프라인에 대한 공동개발 협약을 맺은 바 있다.

메디칼타임즈가 2022년까지 ADC 개발 현황을 재구성한 것이다. 이후 엔허투와 파드셉이 연이어 개발되면서 신약 개발 대세로 자리잡았다.

이를 통해 MSD는 3개 ADC 후보물질(파트리투맙 데룩스테칸, 이파나타맙 데룩스테칸, 랄루도타툭 데룩스테칸)의 일본 외 글로벌 개발, 판매 권리를 획득했다. 파트리투맙과 이파나타맙은 폐암, 랄루도타툭은 난소암 대상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이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3형(HER3)을 타깃하는 파트리투맙은 임상2상 HERTHENA-Lung01 연구에서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 대비 EGFR 변이 환자에게 효과를 보였다.

임상에서 파트리투맙은 완전반응(CR)뿐만 아니라 부분반응(PR) 66명을 확인했다. 객관적반응률(ORR)은 29.8%로 나타났다.

현재 이 치료제는 FDA 우선심사 의약품에 지정돼 올해 6월에 승인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아스텔라스와 씨젠은 엔허투와 함께 ADC 신약개발 성공을 이끌어 낸 파드셉파드셉(엔포투맙베도틴)의 적응증 확대를 추진 중이다. 표준요법으로 자리매김한 요로상피암에 더해 유방암, 위암, 비소세포폐암 등에서도 가능성을 탐색 중이다.

이같이 글로벌 제약사의 ADC 개발 속도가 빨라지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ADC 개발 존재감은 더 커지는 형국이다.

ADC 자체를 개발하거나 기술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제약사의 후속 품목 개발에 협력하는 방식이다.

우선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ADC와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을 필두로 다양한 임상에 도전 중이며 실제 기술수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이미 길리어드와 아스트라제네카 및 다이이찌산쿄도 트로델비와 다토포타맙을 키트루다 혹은 임핀지(더발루맙) 등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으로 임상연구에 도전 중이다.

대표적인 국내 기업을 꼽는다면 '리가켐바이오'를 꼽을 수 있다. 리가켐바이오는 ADC 개발 전문 기업으로 총 10건의 기술이전 계약을 이끌어 낸 바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도 ADC 기술 개발에 적극적인 국내 기업으로 평가된다. 이중항체에 ADC를 접목한 신약 후보물질 3개를 도출하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임상시험에 나설 예정이다. 이중항체 ADC는 기존 ADC의 부작용 우려를 낮추고 효능을 더 높인 기술로 주목받는다.

최근 알테오젠이 MSD 및 다이이찌산쿄와 연이어 SC 제형 개발을 위해 협력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밖에 알테오젠은 독자적인 SC(피하주사) 제형 변경 플랫폼을 토대로 '키트루다SC'뿐 아니라 '엔허투SC'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다이이찌산쿄의 ADC 신약 엔허투의 제형을 SC로 변환하겠단 목표다.

만약 성공할 경우 추가적인 기술 제공에 따른 수익이 기대된다는 점에서 국내를 넘어 글로벌 제약·바이오업계에서 주목받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파드셉+키트루다 병용요법의 성공으로 ADC와 면역항암제 조합이 큰 주목을 받았다. 해당 조합은 벌써부터 국내에서는 건강보험 급여 적용 여부에 주목을 받을 정도"라며 "리가켐바이오는 오노약품, 얀센, 암젠 등 글로벌 빅파마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는 등 상업화 아이템은 아직 없지만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ADC가 차세대 캐시카우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원천 기술 자체를 보유한 것이 가장 중요하다. ADC 신약 개발에 성공할 경우 로얄티를 계속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기술을 사들인 제약사보다 더 큰 실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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