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차별 수련제도를 도입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의정사태 이후 의대교수와 전공의가 사제관계가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고 '계약관계'에 맞게 수련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서울대병원 권용진 교수는 18일 자신의 SNS를 통해 최근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4인과 대한의사협회 박단 부회장(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의 날선 공방을 두고 "어제 오늘 참 슬픈 날"이라며 수련제도 개선을 제안했다.
권 교수가 제시한 '연차별 수련제도'는 독일식 이동 수련제도. 전공의 연차별로 필수 획득 점수제도를 강화하고 전공의가 연차별로 이동수련할 수 있도록 열어뒀다. 이는 '서열화'를 막을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이 과정에서 전공의는 수련병원과 가르치는 교수를 선택할 수 있지만 평가결과에 승복해야 하고, 교수 또한 전공의가 수준에 미달되면 유급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는 의사집단 전체의 질 관리 대안이라고 했다.
또한 필수로 획득하는 점수제도에서 주 OO시간 등 노동시간의 규제에서 자유로워야 한다고 했다.
적어도 8시간이 넘는 수술도 처음부터 끝까지 참여하고 수술한 환자를 밤샘 케어할 수 있는 직업정신을 실천해볼 수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일종의 직업훈련인 셈이다.
그는 "교수는 밤샘 수술하고 전공의는 8시간마다 교대하는 수련제도는 지식도 술기도 직업정신도 가르칠 수 없는 제도"라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덧붙여 교수임용 필수조건인 '박사학위'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박사학위 필수조건 때문에 전공의들이 교수에게 더 종속적일 수 밖에 없는 환경을 짚은 것.
그는 "교수 임용 조건은 박사학위 여부 대신 전임의 과정을 거쳤는지, 관련 수술을 몇 건했는지, 관련 논문 실적이 어느정도인지가 필수조건이 되는 것이 옳다"고 전했다.
권 교수는 연차별 수련제도를 제안하게 된 배경도 밝혔다.
그는 "함부로 말하는 소수의 전공의와 가르치는 일에 관심 없는 소수의 교수 때문에 교수와 전공의 전체 간의 갈등이 커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 냉정하게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더 이상 유교적 '사제관계'가 교수와 전공의간 관계가 아니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현재 한국 수련제도와 맞지 않는다"고 짚었다.
다시 말해 일본의 도제식+미국 계약식 수련 시스템이 공존하고 있는데 '사제관계'가 사실상 붕괴된 상황인 만큼 '계약관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얘기다.
권 교수는 "이는 자연스러운 변화로 부권주의적 관계가 계약관계로 변화하고 있는 것일 뿐"이라며 "지식-술기-태도가 부적합한 전공의를 걸러내고 가르칠 능력이 없는 교수는 가르칠 수 없도록 수련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여전히 도덕적·정신적 지도자로서의 교수도 있고 스승에 대한 존경과 예우를 하는 제자도 있다는 점도 짚었다.
그는 "이런 분은 좋은 '멘토(Teacher 말고)와 제자(disciple)'관계로 남았으면 한다"며 "그러나 모두에게 이런 관계를 강요할 수는 없는 시대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라고 화두를 던졌다.
ex) medi****** 아이디 앞 네자리 표기 이외 * 처리
댓글 삭제기준 다음의 경우 사전 통보없이 삭제하고 아이디 이용정지 또는 영구 가입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1. 저작권・인격권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2. 상용프로그램의 등록과 게재, 배포를 안내하는 게시물
3. 타인 또는 제3자의 저작권 및 기타 권리를 침해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
4. 욕설 및 비방, 음란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