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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적 투자부터 생존까지…의료기기 기업들 자금 수혈 사활

발행날짜: 2026-01-13 05:30:00

레이저옵텍 등 CB·유상증자 선택 엇갈리며 각 사 재무 전략 차별화
기업별 상황 따라 사세 확장·재무 안정성 등 조달 목적 및 방식 대비

국내 주요 의료기기 업체들이 대규모 자금 조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겉으로는 시장 경쟁력 강화와 재무 구조 개선을 내세우고 있으나, 기업마다 처한 상황에 따라 조달 목적과 방식은 제각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의료기기 업계에 따르면 엘앤케이바이오메드, 레이저옵텍이 각각 전환사채(CB) 발행과 유상증자를 결정하는 등 업체 별 자금 수혈이 본격화되고 있다.

먼저 척추 임플란트 기업 엘앤케이바이오메드는 글로벌 시장 확대와 기술 고도화를 위한 '공격적 투자'에 무게를 뒀다.

엘앤케이바이오메드는 약 32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조달 금액의 절반인 160억원을 신공장 증설에 투입해 글로벌 수준의 생산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미국에서 수출 활로를 개척하고 있어 조만간 수요가 증대될 수 있다는 것이 업체 측 판단. 특히 AI 기반 디지털 플랫폼 구축 등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에도 자금을 배분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성장을 꾀하고 있다.

주요 의료기기 업체 별 자금 조달 계획 및 목적

회사 관계자는 "이번 CB발행은 단기적인 재무 목적보다는, 향후 회사의 성장 단계에서 요구될 수 있는 사업 환경 변화와 글로벌 수준의 기준에 대비하기 위한 선제적 투자 성격"이라며 "생산 인프라와 인적·디지털 역량을 단계적으로 강화하면서 중장기 성장 전략을 안정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AI 뇌졸중 솔루션 전문기업 제이엘케이 역시 해외 활로 개척을 위한 마중물을 마련한 바 있다.

지난해 7월 제이엘케이는 119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하며 '리픽싱(전환가액 조정)' 조항을 넣지 않는 자신감을 보였다. 이자율 또한 0%로 설정해 재무 부담을 최소화했다. 확보한 자금은 일본 시장 진출을 위한 인허가 및 마케팅 등 해외 비즈니스 확장에 집중적으로 투입될 예정이다.

반면 재무 안정성 확보와 리스크 관리를 선택한 업체도 있다. 불확실한 대외 환경에 대비해 맷집을 키우거나 기존 부채를 정리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피부 미용 및 질환 치료 레이저기기 업체 레이저옵텍은 118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원자재를 선제적으로 확보해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고, 신제품 '바스큐라 589'의 론칭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목적이다. 회사 측은 이번 증자가 단기 유동성 확보를 넘어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는 전략적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조직이식재, 동종이식재 등을 생산하는 셀루메드도 재무 안정성 확보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달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한 셀루메드는 조달하는 170억원 중 133억원을 채무 상환에 사용한다. 그동안 주가의 발목을 잡았던 유동성 리스크를 털어내고 사업 확대에 집중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는 것.

재무 리스크 해소 기대감에 주가도 한달새 600원대에서 1896원으로 급등락을 반복했지만 12일 종가는 1460원으로 마감했다.

관리종목 지정이라는 절박한 위기를 자금 조달로 정면 돌파한 사례도 있다. 체외진단 의료기기 전문기업 퀀타매트릭스는 360억원 규모의 영구 CB를 발행, 생존을 위한 승부수를 걸었다.

영구 CB는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기 때문에, 360억원이라는 돈이 '자본' 항목에 찍히게 되면서, 분모인 자본 총계가 증가되는 효과를 본다.

즉 자본잠식이나 법차손(법인세비용차감전 계속사업손실) 리스크로 관리종목 위기에 처했던 회사의 재무 구조를 정상화하는 효과를 낸 것.

다만 추후 채권이 전량 주식(전체 주식 수의 약 30%)으로 전환될 경우 신규 투자자가 현재의 최대주주보다 더 많은 지분을 보유하게 될 수 있어 최대주주가 변경될 수 있다는 점은 변수로 남았다.

의료 AI 전문기업 뷰노는 단계적인 자금 조달을 통해 재무 안정성과 성장 동력을 동시에 확보해 나가고 있다.

뷰노는 2023년 말 자본 잠식 우려를 불식시키고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약 237억 원 규모의 영구 CB를 발행한 데 이어 2025년에도 100억 원 규모의 추가 자금 조달을 단행했다.

뷰노는 대규모 자본 확충을 통해 관리종목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은 물론, 해외 매출 비중을 높이기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과 R&D 투자를 지속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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