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올해 추계학술대회가 걱정이다."
"앞으로 학술행사 위축이 우려스럽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초 공개한 공정경쟁규약 5차 개정과 관련해 학회 및 의료단체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에 개정된 규정은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 예정으로 추계학술대회를 준비를 앞두고 일선 학회 및 의료단체들은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깐깐해진 공정경쟁규약 A to Z
일단 가장 큰 변화는 제약사 등 기업이 학회 등이 운영하는 학술행사 지원 기준의 변화다.
7월부터는 제약사 등 기업이 학회 및 요양기관이 개최하는 오프라인 학술대회 부스비를 지급할 때 공정거래위원회 사전심사를 받아야한다.
기준은 학회가 주최하는 학술대회는 건당 200만~300만원, 요양기관이 주최하는 학술대회는 건당 50만~100만원이며 공동주최 또는 공동주관 형식으로 개최하는 학술대회의 경우 상한액이 낮은 금액 기준에 맞춰야 한다.
특히 올해 새롭게 연수평점 3점(최소 3시간) 이상으로 운영하는 학술대회에 한해 부스비 지급이 가능하다. 또 학술대회 참석자(등록자)는 보건의료전문가로 한정, 50명 이상(희귀질환학회의 경우 25명)이어야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때 '보건의료전문가들이 참가하는 행사'에 한해 지원이 가능하는 것은 다시 말해 '의사' 참여 인원이 일정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행사는 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얘기다.
이와 더불어 연수평점이 1~2점인 소규모 학술모임은 부스비는 물론 운영비 지원의 길이 사실상 막힌 셈이다.
다만 학회가 운영하는 웹사이트 내 연 1000만원(세금 제외) 한도 내에서 월 100만원(세금 제외)까지 광고비를 지급할 수 있다.
한 진료과목 의사회 임원은 "지역 내 학술 집담회가 어렵게 됐다"면서 "학술적인 모임을 통해 학문적 발전을 지속해왔는데 아쉽다"고 토로했다.
또 부스비 지원을 받는 경우 학술대회 개최 계획 관련 장소, 시간, 주제 및 예상 참가자 수 등 자료를 공정위에 제출해야한다. 이어 행사 이후에도 참가자 수 및 광고의 개수, 광고의 위치에 대한 증빙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또한 부스 및 전시관에 온 보건의료전문가에게 소액의 기념품 혹은 판촉물을 제공할 수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회사명이 기입된 펜과 노트(소비자가격 합산 1만원 이하)만 제공할 수 있다.
제약사 등 기업의 제품설명회 지원도 지금까지는 실비 상당의 여비, 숙박, 식음료 및 기념품을 제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실비 상당의 여비, 숙박, 식음료 이외 어떠한 금품류를 제공할 수 없게 됐다. 다만 회사명이 기입된 펜과 노트패드만 허용된다.
학술대회 개최 및 운영 지원 기준도 까다로워졌다.
공정경쟁규약 개정안에 따르면 지금까지는 기관·단체가 주관하여 국내에서 개최하는 학술대회의 개최 및 운영을 기부, 식음료 제공, 기념품 제공, 부스 임대, 광고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지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는 7월 1일부터는 국내 학술대회, 국제학술대회의 개최 및 운영을 지원하는 경우에는 추가적으로 해당 학술대회와 관련한 기부, 식음료 제공, 부스 임대, 광고 등의 금품류를 제공할 수 없다고 제한했다. 이중 지원에 제한을 둔 것이다.
학회 관계자는 "일단 올해만이라도 제약사 지원을 받아 학술행사를 진행하려면 공정경쟁규약 시행 시점인 7월 1일 이전으로 앞당겨야 하느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온다"하고 말했다.

국내에서 개최하는 국제학술대회 지원 기준도 5개국 이상에서 외국인 150명 이상이 참여해야 한다는 기준과 더불어 외국인 참가자 수, 학술대회 프로그램의 국제화 수준, 연간 신청 건수, 학술대회 프로그램 내실화 정도 등 실질적인 사항을 심사할 수 있는 항목도 포함시켰다.
이와 더불어 학회 현장에서 참여하는 외국인 보건의료전문가 수가 50명 이상이어야만 인정을 받는다.
또한 국제학술대회 운영 및 개최에 지원을 받은 경우 해당 제약사 등 기업에 비용 결산 내역 및 관련 증빙 자료를 90일 이내 제출해야한다. 만약 제출하지 않으면 해당 기업은 향후 학술대회 지원을 거절할 수있다.
이어 제약사 등 사업자가 부정한 목적으로 학술대회 개최, 운영을 지원한 사실이 법원의 판결 혹은 행정기관 처분을 통해 확인되는 경우에는 사실상 2년간 학술대회 개최, 운영 지원이 중단된다.
학술행사 참여하는 보건의료전문가에 대한 지원도 깐깐해졌다. 이전에는 발표자, 좌장, 토론자가 학술대회 주최자로부터 실비상당의 교통비, 등록비, 식대, 숙박비에 한해 지원을 받았다.
하지만 앞으로는 위 사항의 일부를 요양기관에서 지원받는 경우 이중 지원이 제한된다. 가령, 근무하는 병원에서 학회 참여 관련 비용을 지원받는 경우 학회에서의 중복지원을 받을 수 없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 학회나 메인 학술행사는 그나마 여파가 덜한 편"이라며 "앞으로 진료과목별 전국 지회 학술모임 등은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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