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혈액 검사만으로 대장암을 90%가 넘는 정확도로 조기 진단하는 기술이 개발돼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대장내시경을 위한 장 정결 등의 불편함을 최소화하면서도 효과적으로 대장암을 선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조기 진단에 획기적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변정식·홍승욱 교수팀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혈액검사만으로 대장암을 진단할 수 있는 세포유리DNA 혈액진단법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현재 한국의 국가 암 검진 체계에서 대장암 검진은 채변을 통한 분변잠혈검사가 기본이다. 검사 결과가 양성으로 나타나면 2차 검진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대장암 검진 수검률은 44.4%로 주요 암종 중 최하위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분변잠혈검사는 대변을 직접 채취해야하고 대장내시경검사는 검사 전 장을 깨끗하게 비우는 과정이 필요한 만큼 검사에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분변잠혈검사에서 양성으로 나온 수검자가 실제 대장내시경을 시행하는 비율도 낮은 편이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액체생검 및 임상유전체 분석 전문기업 GC지놈과 함께 세포유리DNA 혈액검사를 활용해 대장암 환자 302명, 진행성 대장용종 환자 108명, 정상 대조군 1267명 등 총 1677명의 진단 결과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채혈을 통해 수검자의 혈액 속 세포유리DNA를 추출해 유전정보를 NGS(차세대염기서열분석)로 분석했다. 이후 DNA 절편의 길이와 말단 구조, 유전체 분포 등의 정보를 인공지능 딥러닝 모델로 평가했다.
그 결과 대장암 진단 민감도는 90.4%로 나타났다. 즉 대장암 환자 10명 중 9명을 정확하게 찾아낸 것으로, 약 70~80%의 진단 민감도를 보이는 기존 분변잠혈검사보다 높은 확률로 환자를 정확히 선별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세포유리DNA 혈액진단법의 정상 대조군 특이도는 94.7%로, 정상인 100명 중 95명을 정확하게 정상으로 판별해냈다.
대장암 병기별 분석에서도 1기 84.2%, 2기 85.0%, 3기 94.4%, 4기 100%의 민감도를 보여 초기 대장암에서도 높은 진단 성능을 유지했다.
내시경 치료가 가능한 초기 대장암 역시 90%의 민감도로 검출했으며, 암으로 진행하기 전 단계인 진행성 대장용종은 58.3%의 민감도로 검출해 대장암 예방을 위한 조기 선별 가능성을 확인했다. 기존 분변잠혈검사의 진행성 대장용종 민감도는 25~40% 수준이다.
변정식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시경센터소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기존 검진 과정에서 느꼈던 부담감을 줄이고 혈액검사만으로 편리하게 대장암을 선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특히 인공지능 딥러닝 모델을 활용해 혈액검사법의 정확도를 향상시킨 이번 연구처럼 앞으로 다양한 의료 분야에 AI기술이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가 대장암 검진 대상인 50세보다 젊은 20~40대에서의 대장암 발생이 늘어나고 있는 현 상황에서, 혈액진단의 편의성과 인공지능기술이 합쳐지면 보다 편리하게 대장암 검진이 가능하다"며 "대장암을 조기 발견하면 최소침습적 시술인 내시경 절제술로 치료가 가능해 생존율 및 치료 후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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