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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비만약 '에페' 등판...비만학회 기점 영업‧마케팅 경쟁 서막

발행날짜: 2026-08-27 05:30:00 업데이트: 2026-08-28 18:45:22

한미약품 톱라인 발표 임상적 근거 충족 경쟁력
임상현장, 환자 부담 측면 가성비로 시장 승부 기대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올 하반기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이 글로벌 블록버스터로 자리한 '마운자로(터제파타이드)'와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의 양강 구도에서 토종 국산 신약인 한미약품 '에페(에페글레나타이드)'가 가세하는 '3파전' 형국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벌써부터 임상 현장에서는 국산 제약사의 자존심이자 입증된 임상 효과 및 가격 경쟁력을 갖춘 대안으로서 기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한국인 맞춤형' 체중 감량 효과와 가격 경쟁력

한미약품의 에페는 국내 성인 비만 환자 448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 3상(40주 투여 핵심 치료 기간) 톱라인 결과에서 탁월한 체중 감량 효과와 우수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동시에 입증했다.

구체적인 임상 시험 결과에 따르면, 에페글레나타이드 투여군의 평균 체중 감소율은 –9.75%를 기록해 위약군(-0.95%) 대비 통계적으로 매우 유의미한 효과를 증명했다. 투여 환자의 79.42%가 5% 이상 체중 감량을 달성했으며, 49.46%는 10% 이상, 19.86%는 15% 이상 감량에 성공하는 등 폭넓은 임상적 혜택을 확인했다.

한미약품은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GLP-1 수용체 작용제와 SGLT-2 억제제 계열이 국내외 대사질환 치료 가이드라인에서 확고한 입지를 굳힌 상황에서, 마운자로와 위고비가 장악한 시장에 에페가 뒤늦게 등판하더라도 충분히 강력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 한미약품 측의 기대 섞인 설명이다.

특히 고유의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LAPSCOVERY)'를 적용해 주 1회 투여하는 장기 지속형 주사 제형의 강점을 살렸으며, 투약 횟수와 위장관 부작용에 민감한 환자들의 복약 순응도를 극대화했다.

이를 통해 기존 글로벌 제품들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투여 편의성을 갖추고 현장 맞춤형 영업·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일선 의원급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형성된 비급여 접종가(위고비 기준 용량별 약 23만 원~39만 원선)와 비교해 볼 때, 임상 현장에서는 에페가 이보다 30%가량 낮아진 70% 수준 안팎(약 10만 원대 후반에서 20만 원대)의 합리적인 가격선으로 공급될 것을 기대하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곽경근 대한내과의사회장(서울내과)은 통화에서 "GLP-1 계열 약제가 대사질환 치료에 확실한 이점을 주는 것은 분명하지만, 환자들에게 비용 부담이 큰 것도 사실"이라며 "시중의 저렴한 클리닉 수가를 기준으로 보더라도 위고비 가격의 70% 수준인 10만 원대 후반~20만 원대의 비급여 약가로 공급된다면, 당뇨병 동반 환자나 비만 치료가 시급한 일선 현장에서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대폭 덜어줄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비록 에페글레나타이드가 후발 주자로서 미투(Me-too) 드럭 형태의 성격을 가지고 있으나, 한미약품은 이를 단순 비만 치료에 국한하지 않고 당뇨병 등 대사질환 전반으로 임상 영역을 전략적으로 확장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대한당뇨병이사장이기도 한 부천성모병원 김성래 교수(내분비내과)는 "지금까지 나온 데이터는 좋은 데이터도 많지만 기존 마운자로, 위고비보다 더 좋은 결과는 아니라고 본다"면서도 "그럼에도 에페의 명확한 장점은 한국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가 풍부하다는 점과,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국산 제품이어서 상대적으로 수급 안정성과 가격 면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글로벌 빅파마의 수성 전략…비만학회서 맞대결 예고

제약업계는 올 하반기(10~11월 경)로 전망되는 한미약품 에페의 국내 허가 및 런칭이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의 판도를 바꿀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조원대 규모로 급성장한 국내 비만·대사질환 시장에서 국산 신약이 가세함에 따라, 이에 맞서는 글로벌 빅파마들의 시장 수성 전략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한국릴리는 기존 마운자로에 더해 후속 파이프라인의 국내 허가를 추진하며 주도권 사수에 나섰고, 한국노보노디스크 역시 탄탄한 국내 영업력을 자랑하는 종근당과의 전략적 협력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특히 노보노디스크는 종근당과 병‧의원을 아우르는 국내 진영의 방어선을 팽팽하게 구축하는 한편, 경구형 제형인 '위고비 필' 도입 검토 및 고용량 제형 허가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기존 위고비의 추가적인 가격인하는 계획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다음 주 예정된 대한비만학회 학술대회 현장은 하반기 국내 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한 제약사들 간의 학술 및 마케팅 전초전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이처럼 글로벌 플레이어들이 공세를 강화하는 가운데, 토종 신약 에페를 가지고 한미약품이 거센 추격의 고삐를 당기는 모양새다.

이러한 경쟁 양상은 당장 다음 주 개최되는 대한비만학회를 기점으로 최고조에 달할 전망이다. 이번 학회에는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한국릴리(마운자로)와 한국노보노디스크(위고비)뿐만 아니라, 국내 제약사 중 유일하게 대규모 스폰서로 참여하는 한미약품이 나란히 최상위 스폰서인 다이아몬드 자격으로 이름을 올렸다.

따라서 다음주 예정된 대한비만학회 학술대회 현장은 하반기 국내 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한 제약사들 간의 양보 없는 치열한 학술 및 마케팅 전초전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실 이 같은 학술 마케팅은 상반기 이미 예견돼 왔다. 당뇨병학회를 대상으로 이미 릴리와 노보노디스크, 사노피에 더해 한미약품까지 자신들의 당뇨병 및 비만 파이프라인을 안내하는 자리도 진행된 바 있다.

일선 개원가 역시 비만 치료가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만성질환 관리 영역으로 자리 잡은 만큼, 임상 데이터가 뒷받침된 국산 신약의 등장이 환자들의 비용 부담을 낮춰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대형 대학병원을 넘어 처방 볼륨이 큰 개원가 클리닉을 중심으로 에페의 가성비와 안전성이 높게 평가받을 전망이다.

이에 발맞춰 한미약품 또한 비만 환자들의 미충족 수요를 해소하기 위해 전사적인 마케팅 역량을 동원할 방침이다. 특히 이번 비만학회를 기점으로 임상 현장과의 긴밀한 소통을 본격화해 토종 제약사로서의 저력을 확실히 입증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하반기 국내 의약품 시장은 마운자로, 위고비, 그리고 국산 임상 데이터를 무기로 장착한 에페가 이끄는 진정한 '3파전'의 막이 본격적으로 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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