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가는 개원이 늘어남에 따라 환자가 분산되고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병술년 새해 새로운 태양이 떠올랐다. 개원가는 2006년 올해 의료계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고 있을까. 과별 개원가의 내년도 경기 전망을 들어봤다.
진료과와 상관없이 모든 개원가는 “의료서비스 공급이 늘어나 개원가 경기 체감지수는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이와 함께 내년도에는 경기가 호전된다는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를 타고 비보험 진료가 늘어나지 않을까하는 기대심리가 있는 반면 빈익빈부익부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 안과
안과는 올해 처음 인터넷 검색사이트 내 광고단가가 성형외과를 앞지르는 등 타과와 비교해 체감경기가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에 위치한 S안과 이모 원장은 “비급여 진료에 대한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광고단가가 오르긴 했지만 라식수술은 워낙 고정 경비가 많이 요구되므로 결코 잘 된다고만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2005년도 매출은 2004년과 비교해 큰 변화는 없었다”며 “올해도 현상유지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 피부과
승승장구하며 해마다 시장을 확대해 온 피부과 개원가에도 한파가 불어 닥쳤다.
피부과개원의협의회 측은 “피부과 인기가 지속됨에 따라 최근 3년 사이 개원이 30%가량 늘었고, 타과의 피부과 영역 침범이 증가함에 따라 피부과 환자가 줄어든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밝혔다.
피부과 개원 20년째인 조모 원장은 “개원 이래 처음 매출이 줄었다”며 “보험환자는 20%, 비보험환자는 30%정도 줄었다”고 말했다.
조 원장은 “소아과, 내과에 보험환자를 뺏기고, 산부인과, 가정의학과에는 비급여 환자를 뺏겼다”며 “보험환자 수가 전국 15위 안에 드는 의원에서 보험환자 수가 줄었다는 건 더 이상 피부과가 경기가 좋지만은 않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성형외과
압구정동 M성형외과 김모 원장은 “환자가 너무 없다”며 “압구정에 있으면 다 잘되는 줄 아는데 광고나 홍보활동을 안해서인지 몰라도 환자 보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의원들이 점점 양극화되어가는 것 같다”며 “환자들이 잘 되는 곳으로만 몰려가고 있어 서인지 요새는 통 덩치 큰 수술은 씨가 말라버렸다”며 “앞으로도 성형외과의 양극화는 더욱 심각해 질 것”이라고 푸념을 늘어놨다.
또한 강남에 한 개원가는 “요새 인터넷 광고 단가가 40%정도 내려갔다”며 “그만큼 성형외과 체감 경기는 좋지 못하다”고 전했다.
◆ 정형외과
정형외과는 대부분이 보험환자로 고정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개원가는 “겨우 현상 유지하는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정형외과 개원가는 크게 사회 경기를 타는 진료과는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의원이 늘어나면서 작년에 비해서는 환자가 줄었다고 전했다.
신정동에 위치한 정형외과는 “얼마 전 재활의학과와 정형외과가 각각 1곳씩 늘어서 단골환자를 뺏길까 걱정”이라며 “2004년도에 비해 2005년도에는 환자가 줄어 올해도 작년만큼만 유지하면 다행”이라고 말했다.
◆ 내과
내과계는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 환자가 지속적으로 유지돼 어느 정도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게다가 올해는 고혈압, 당뇨 이외에도 생활습관병 예방대책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내과계의 안정세를 유지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 내과 개원가는 최근 발표된 상대가치연구 결과에 따르면 내과계 수가가 낮게 책정돼 있어 올해 내과계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강동구 내과 개원의는 “상대가치연구가 올해부터 적용되면 내시경의 경우 진료비가 3만원 대에서 2만원대로 대폭 내려간다”며 “이는 내과 개원가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이비인후과
개원 3년째인 K이비인후과 박모 원장은 “2005년도 겨울에 유행성 독감으로 최근 일시적으로 감기환자가 크게 늘었지만, 전반적으로 볼 때 감기 환자가 줄어서 침체 분위기”라고 전했다.
박 원장은 감기환자는 지금처럼 유행성 독감이 돌지 않고서야 별 다른 변화 없이 계속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신림동 주택가의 한 개원가도 “2~3년 전부터 꾸준히 감기환자가 줄고 있다”며 “주변에 동료들 얘기를 들어봐도 크게 나아질 거라는 기대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박 원장은 “감기환자는 줄고 있지만 올해 사회전반적인 경기가 풀리면서 비보험 관련 수술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 정신과
논현동에 위치한 정신과는 “연기자 이은주 씨의 자살로 정신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결과 때문인지 2005년도 초에는 환자가 늘었다”며 “이은주 씨의 사건이 조용해지고 2005년 말이 되면서 다시 예전으로 되돌아갔다”고 설명했다.
정신과 한 개원가는 “정신과는 성형외과나 피부과에 비해 경기를 덜 타고 이비인후과나 내과처럼 날씨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 과”라며 “매년 근근이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산부인과
산부인과는 올해도 여전히 고전을 면하기 힘들다는 게 개원가의 목소리다. 산부인과 개원의들은 분만이 급격히 줄면서 비급여진료 늘리고 있지만 아직은 힘들다고 얘기한다.
서초동에 위치한 이모 원장은 “뭐라고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경기가 바닥”이라며 “작년이 바닥이었기를 바라고 이제 앞으로 바닥을 치고 올라갈 일만 남아있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최근 산부인과 개원가는 피부, 비만 등 비급여 진료를 늘려 그나마 명백을 유지하고 있지만 체감경기는 여전히 밝지 않다고 말한다.
이 원장은 “한 달에 분만이 10건이 채 안 된다”며 “산부인과 본연의 진료를 보면서도 경기를 유지할 수 있는 수가가 조성되길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 소아과
아이 인구가 주는 상황에서 환자가 늘어나기를 바랄 수 있겠느냐는 게 소아과 개원의들의 전망이다.
지속적으로 환자 수가 줄고 있어 올해 체감 경기도 결코 낙관적이지 못하다.
잠실에 소아과 한 개원의는 “출산율이 폭발적으로 늘어나지 않는 이상, 소아과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이런 상태가 계속 된다면 간판을 내려야할 판”이라고 말했다.
◆ 비뇨기과
강남에 위치한 M비뇨기과 김모 원장은 “최근 2년사이 경기는 비슷하나 2003년도에 비해서는 많이 떨어졌다”며 “보험환자 비중은 비슷한데 경기 침체 때문인지 비보험 환자가 줄었다”고 말했다.
김 원장 최근 비뇨기과에서 피부과 질환을 보고 있기는 하지만 생각보다 환자들 반응이 높지 못해 요실금, 남성 갱년기 질환 등 새로운 시장 개척도 생각 중이다.
김 원장은 “남성 환자들이 생각보다 까다롭고 의원을 선택할 때 진료의 질이나 의료서비스를 꼼꼼히 따지기 때문에 환자가 몰리는 곳에만 몰리는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더욱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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