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적자원부가 의학전문대학원 체제 정착 추진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서울의대가 4+4 전환 여부를 철저히 비밀에 붙이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교육부가 지나치게 주요의대, 특히 서울의대의 입맛을 맞추는데 급급했다고 비판하면서 이를 피하기 위한 행보가 아니겠느냐고 꼬집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16일 오전 의학전문대학원 체제 정착 추진계획을 발표하자 ‘역시 오래 버텨야 뭐라도 챙길 수 있다’는 말이 나돌았다.
이날 교육부 추진계획의 핵심은 앞으로 의대가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하는 것을 전제로 전체 정원의 50%를 현재와 같이 의예과(2+4) 체제로 운영하도록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희망하는 대학은 의대를 폐지하고, 정원의 50% 범위에서 의학전문대학원 진학생을 학부 신입생으로 미리 선발할 수도 있다. 대학 입시단계에서 우수학생들을 일부라도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생은 경쟁형 학부 졸업생 50%와 보장형 학부 졸업생 50%로 각각 채워지게 된다.
이는 의대학장협의회 뿐만 아니라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하지 않은 서울의대, 연세의대, 한양의대 등 주요의대에서 꾸준히 제기해 왔던 사안이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의대(보장형 의학대학원)와 경쟁형 의학전문대학원을 병행하자는 주장은 입장정원이 많은 의대의 관심사일 뿐이다.
단적인 예로 입학정원이 55명인 경희의대는 2003년 의대와 의학전문대학원을 50:50 병행했지만 2006학년도부터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면전환했다. 정원을 절반씩 나눠 양 체제를 병행하기가 힘들다는 것이 결론이다.
따라서 의대와 의학전문대학원을 병행하기 위해서는 서울의대, 연세의대, 한양의대와 같이 입장정원이 적어도 100명 이상 돼야 50대 50으로 나눠 운영 가능하며, 입학정원이 50명도 채 안되는 성균관의대, 울산의대, 아주의대, 대구가톨릭의대 등은 ‘줘도 덥석 물기가 곤란한 떡’에 불과하다.
반면 이미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한 일부 대학들도 보장형 2+4의대나 보장형 의학전문대학원을 병행하길 희망했지만 교육부는 수용하지 않았다.
여기에다 주요의대를 포함해 의학전문대학원을 부분도입하는 대학이 많아지면 기존 4+4대학은 경쟁력이 그만큼 약화될 우려도 있다.
이 때문에 이들 대학에서는 “정부 정책에 순응해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했는데 우리는 뭐냐”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당연히 이런 불만은 교육부와 앞장서 의학전문대학원 전환에 반대했던 서울의대에 돌아갈 수밖에 없다.
정부가 주요의대를 의학전문대학원에 편입시키기 위해 이런 절충안을 제시했고, 가장 저항했던 것이 서울의대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정부는 2010년 국내에 가장 적합한 의학교육시스템이 전문대학원체제인지 아니면 학부체제인지, 의사양성기간을 몇 년으로 할 것인지 등을 최종 판단하기 위해 2009년 ‘의․치의학교육 제도개선 위원회’를 가동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서울의대 등은 의학전문대학원으로 부분 전환한다 하더라도 2009학년도 입학생까지는 한 대학내에 학사와 석사 학위자를 동시에 배출해야 하는 모순을 감수해야 한다.
2009년이면 의학교육시스템이 확정되는데 굳이 교육부와 주요의대들이 현 의학전문대학원의 틀만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그러자 한 의학전문대학원 관계자는 “교육부가 주요의대 요구를 다 들어주면서 의학전문대학원을 왜곡시킨 만큼 여론의 부담도 클 것”이라면서 “서울의대가 공개적으로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하지 못하는 것도 다 이런 이유에서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의학전문대학원 전면전환에 반대해 왔던 서울의대도 할 말은 있다.
서울의대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교육부 안을 거부할 경우 지금까지 확보한 정원 50% 인정이나 2009년 의학교육 방향 재논의 등이 손상되어 다시 원점에서부터 논의가 시작될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서울의대는 정부가 2009년 의료계 인사가 과반수 이상 참여하는 ‘의․치의학교육 제도개선 위원회’를 구성하도록 약속을 이끌어냈고, 이렇게 되면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한 대학도 혜택을 볼 수 있어 의학계 맏형 역할을 한 게 아니냐며 따가운 시선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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