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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원 못해" 식대 보험적용 재원관리 비상

안창욱
발행날짜: 2006-04-13 07:45:28

대형병원, 급여확대 여파 장기 입원환자 증가 '이중고'

6월부터 병원 식대가 보험 적용될 경우 퇴원을 기피하는 장기 입원환자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대학병원에 비상이 걸리고 있다.

특히 대학병원들은 원가 이하로 식대 수가가 결정된 상황에서 장기재원환자까지 늘어나 이중고를 겪지 않을까 잔뜩 긴장하는 분위기다.

서울의 A대학병원 관계자는 12일 “가뜩이나 환자들이 퇴원을 잘 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식대까지 보험 적용되면 입원환자 재원관리가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어 걱정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가 암환자 진료비 부담을 경감하는 등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고 있는데다 2차병원이나 3차병원이나 진료비가 큰 차이가 크지 않아 기왕이면 대형병원에서 최고의 치료를 받으려는 경향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여기에다 식대 부담까지 대폭 줄어들면 의료진의 퇴원 결정에 불응해 장기입원하는 환자들이 크게 늘어날 것은 자명하다는 견해다.

B대학병원측도 “급여 확대뿐만 아니라 요즘에는 민간보험 가입자가 크게 늘면서 환자들은 입원기간이 길수록 보험혜택을 더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퇴원을 잘 하지 않으려 한다”면서 “식대가 보험 적용되면 장기재원환자 관리가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우려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문제는 식대 보험수가가 관행수가보다 낮아 그렇지 않아도 적자폭이 늘어나는데 장기 입원환자까지 늘어나면 병원은 그야말로 이중고, 삼중고를 감내해야 할 판”이라고 강조했다.

대학병원들은 요양환자들이 급성기병상을 대거 차지하고 있을 경우 의료비 과다지출 요인이 되고, 무엇보다 시급한 입원치료를 받아야 할 입원 대기환자들이 치료시기를 놓쳐 의료혜택을 박탈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A대병원 관계자는 “환자의 진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보장성을 강화하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불필요한 입원을 방지할 제도적인 장치도 함께 마련하고, 요양병원과 호스피스제도를 조속히 시행하는 등 의료전달체계를 정상화하지 않으면 심각한 의료왜곡을 낳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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