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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속 개원가 "투잡스는 아무나 하나"

발행날짜: 2006-11-21 06:38:56

두마리 토끼 잡으려면 경제적·심리적 안정돼있어야

개원 5년차 이모 원장은 1년 전부터 당시 개원한 의원 옆에 산후조리원을 오픈, 경영을 시작했다. 흔히 말하는 투잡스족이 된 것이다.

이미 개원한 의원에서는 환자를 진료하고 간간이 짬을 내서 산후조리원을 운영하는 식이다.

거리가 먼 경우 관리를 소홀히하게 돼 결국 두마리 토끼를 잡는데 실패한 투잡스족들의 경험을 답습하지 않기 위해 자신의 의원 5분거리에 그나마 의료기관과 관련있는 산후조리원을 택했다.

개원시장의 경쟁 과열로인해 개원의들이 환자 진료 이외 새로운 돈벌이를 찾아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일부 네트워크의원 대표원장은 자체 컨설팅 업체를 운영하는 등 의료기관 관련 업종부터 음식점, 골프연습장 등 환자 진료와 무관한 직업까지 진출분야도 다양하다.

그러나 이마저도 상황이 좋지 못한 개원의들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20일 개원가에 따르면 "투잡스를 시작하는 일부 개원의들을 보면 이미 개원한 곳이 잘 되고 있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개원 경쟁이 심화되면서 투잡스족이 늘어나는 것은 맞는 얘기지만 정작 개원 불황에 시달리는 개원의들은 다른 데 신경을 쓸 여력이 없다"고 전했다.

개원해 있으면서 다른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경제적으로 심리적으로 안정돼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얘기다.

강서구 K피부과의원 배모 원장은 "주변에 음식점도 하고 환자 진료 이외 다른 일을 시작하는 동료들을 보면 부럽기는 하지만 엄두가 나질 않는게 솔직한 심정"이라며 "다른 데 신경쓸 시간에 지금 개원해 있는 의원을 확장시키는데 집중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배 원장은 "30대 중후반 개원의는 안정적인 상황에서 투잡스를 생각하는 대신 50대 중후반 혹은 그 이상 연령대의 개원의들은 더이상 안되겠다 싶어 노후를 준비하는 차원의 투잡스를 고려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근 장소를 옮겨 새로 개원한 지 8개월 째인 성남시 G의원 김모 원장은 "최근 작은 음식점 사장이 된 동료만 해도 환자도 많고 안정을 찾더니 음식점을 오픈하더라"며 "나 같은 경우 재정적인 문제도 있지만 심적으로도 불안해서 다른 일을 벌이는 것은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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