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과 의사협회는 제1차 AHP 의료포럼에서 의료급여 환자에 대한 보험체계 문제를 각계 전문가를 초청해 심도있게 논의했다. 빈곤층에 대한 정부의 지원책에서 출발한 의료급여 보험은 병원쇼핑과 의료비 과다라는 무분별한 예산지출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메디칼타임즈는 이날 포럼 내용을 상세하게 소개해 의료급여 발전방안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한다. -편집자 주-
의료급여 환자의 진료 과소비를 방지하고 의료체계의 효율적인 통합화를 위해 의사와 병원, 보험자로 구성된 새로운 형태의 정책방안이 제시돼 주목된다.
연세대 보건대학원 정우진 교수는 22일 오후 서울의대에서 열린 ‘의료경영고위과정(AHP) 경영·산업 포럼’에서 “의사단체와 병원단체, 공보험자, 민간보험자 등이 컨소시엄 형태로 ‘건강향상지원단’(가칭)을 구성해 다차원적 경쟁과 건강관리 매커니즘을 구성해 의료급여의 과도한 예산지출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정 교수는 ‘국내 건강보장체계 중장기 발전방향’ 주제발표를 통해 “의료급여는 도덕적 해이와 대상인구의 명확성, 조세보조 비율의 증가 등으로 개혁우선 순위에 해당한다”며 “2005년 현재 건강보험과 의료급여 환자 1인당 진료비는 5배의 차이를 보이고 있고 진료비 지출은 폭발적인 급증세”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복지부가 지난해부터 간호사와 사회복지사를 사례관리요원으로 배치해 점차 수를 늘리고 있으나 진료비 절감의 인센티브나 통제수단 부재로 효과가 전무한 상황”이라고 평하고 △건강향상지원 및 의료이용 관리체계 △다차원적 경쟁체제 △쌍방향 진료비 절감 인센티브 등을 개혁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특히 건강향상지원단과 관련, “의사와 병원부터 가정의료와 약국, 한방병원 등 모든 의료 분야 조직체가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제하고 “서울을 비롯한 광역단체에서 시범사업을 통해 진료비 절감여부를 평가하는 방안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현 의료급여 제도의 탈피를 강조했다.
정우진 교수는 “이같은 시스템이 구성돼 시장경제에 맡겨진다면 현재 의료급여 환자에게 투입되는 의료비용을 최소 5배 가량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진료비 절감 인센티브와 고가의료기기 도입경쟁 완화, 개방형 병원제 촉진 및 일반의 등 저임금 의료인력 고용확대 등으로 구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의사 범법자 '오인'...시장경제 배제한 부패 시스템
이어진 종합토의에서 의료사회포럼 우봉식 사무총장은 “의료는 규제해야 한다는 조건아래 비용절감 방안이 혈안이 된 현 보건의료 정책은 실패했다”며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과 같이 의료종사자의 실업률 해소와 고부가가치 창출 등 사회기여도를 감안한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해보험협회 안병재 상무도 “현 정부의 보험정책은 폐 질환 진단 환자에게 간 수술을 시행하는 것처럼 오진정책을 일관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국민건강보험과 민영건강보험 사이에서 국민적 혼란과 혼돈을 방지하기 위한 보험업계와 의료계의 대화와 발전이 필요하다”며 민영보험 규제에 대한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대외법률사무소 김선욱 변호사는 “얼마전 인천 한 병원으로부터 의료급여 미수령 누적액이 수 백 억원에 이르고 있어 이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에 대한 상담이 들어온 적이 있었다”며 “의료급여자와 병원, 의사 모두를 범법자로 오인시키고 귀결시키는 현 시스템은 시장경제 작동하지 않으면 부패한다는 명제를 일깨워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시민단체인 녹색소비자연대 조윤미 상임위원은 “정부가 모든 시장을 조절할 수 있는 기대감과 인식을 과감하게 떨쳐버려야 한다”고 말하고 “시민단체도 전문가 집단에 대한 일방적인 비판에 앞서 스스로 치졸하고 비전문성을 지니고 있음을 반성하고 성숙한 시민의식을 키워나가야 한다”며 국민의료를 위한 시민사회의 계도를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우진 교수는 “건강향상지원단 방안은 아직 정부 정책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은 제도이나 보건의료 아젠다로 채택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보험료 사용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의료계와 시민단체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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