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리학은 모든 의학의 기본입니다. 의학발전을 이루고자 한다면 하루빨리 수가가를 현실화시켜 병리학의 발전을 도모해야 합니다"
대한병리학회 김한겸 이사장(고대의대)은 18일 올림픽파크텔에서 개최된 추계학술대회장에서 학회의 중요현안을 묻는 <메디칼타임즈>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병리학의 침체뿐 아니라 이에 따른 전공의 수급 불균형도 결국 비현실적인 수가로 인한 것이기에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김 이사장은 "유럽 등 선진국의 경우 한 사람의 병리학 의사가 1년에 2천-3천건의 진단을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분석아래 이같은 원칙을 가이드라인으로 수립해놓고 있다"며 "하지만 국내 병리의사들에게 그러한 가이드라인은 먼나라의 이야기"라고 토로했다.
의료현실에 비해 너무나 턱없이 낮은 수가로 인해 병리의사들이 과다한 업무를 떠안고 있다는 것이다.
김한겸 이사장은 "조직검사비용만 보더라도 국내에서는 만원대 후반이지만 대다수 유럽국가들은 10만원에 육박한다"며 "결국 국내 병리의사들은 유럽 병리의사의 10배를 일해야 한다는 이치"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결과로 대다수 병리의사들은 교육이나 연구 등에 쏟을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의학의 발전을 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했다.
김한겸 이사장은 전공의 수급문제도 이와 일맥상통한다고 설명했다. 검사의 질관리 등을 위해서는 현재의 2배에 달하는 전문의가 필요하지만 병리학분야가 열악한 상황에 있어 전공의 수급에 큰 차질이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김 이사장은 "단기적으로 봐도 검사의 질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300명 이상의 전문의가 더 필요하다"며 "하지만 열악한 수가로 인해 전공의들이 병리학 전공을 기피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나마 최근에는 바이오뱅크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수급상황이 나아지고 있지만 이정도로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김한겸 이사장은 이러한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을 주문했다. 정부가 수가를 현실화하고 기초의학자들을 지원해 분자병리학 등 미래 의료산업 연구에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김한겸 이사장은 "타겟치료 등 맞춤의학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병리학의 성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현실적인 수가조정으로 병리의사들이 연구에 주력할 수 있도록 숨통을 열어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분자병리학은 향후 의료발전을 견인할 차세대 의료산업"이라며 "미국 등 선진국이 이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늘리고 있다는 것을 주목해 우리나라 정부도 이에 대한 적극적인 육성책을 마련해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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