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만병원이 없어 골머리를 썩던 지방자치단체들이 지방의료원에 산부인과 전문의나 공중보건의사를 채용하고 시설을 확충하는 방안으로 방향성을 찾아가고 있다.
강원도의 삼척시와 정선군이 수억원의 예산을 들여 의료원내에 분만실을 구비하고 있으며 최근 분만병원 공개모집으로 화제를 모았던 강진군도 결국 의료원에 예산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30일 의료계에 따르면 가장 먼저 분만병원 설립을 시작한 곳은 전라남도 강진군이다.
강진군은 지난달 임대료 약 2억 5천만원을 지원하고 인근 도시의 분만병원의 평균 수입인 월 1000만원을 보장하겠다고 공고하고 산부인과 전문의를 공모했다.
공모한지 1주일이 되지 않아 14명의 산부인과 전문의가 지원의사를 보이는 등 순항하는 듯 했지만 고용문제와 인테리어 비용, 향후 소송비용 등에 대한 조율에 난항을 겪으면서 결국 분만병원을 설립하는데는 실패했다.
이에 따라 강진군은 이를 위해 마련했던 예산을 강진의료원에 투입해 공공의료를 확대할 계획이다.
강진군 관계자는 "현재 의료원에 산부인과 공중보건의가 있지만 낙후된 시설 등으로 산모들이 이용을 기피하고 있다"며 "분만병원 유치를 포기한 만큼 마련된 예산을 집중 투자해 대도시 못지 않은 분만실을 만들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또한 가능하다면 향후 공보의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한 산부인과 전문의도 채용할 예정"이라며 "오는 2012년까지 강진의료원이 증축공사를 진행하는 만큼 긴밀하게 협조해 산모들이 마음놓고 이용할 수 있는 분만실을 갖추겠다"고 덧붙였다.
강원도 삼척시도 최근 5억여원의 사업비를 예산에 편성해 삼척의료원에 별도의 분만병원을 만들기로 했다.
그나마 있던 분만병원이 경영악화로 결국 문을 받으면서 산모들이 1시간이 넘게 걸리는 지역으로 출산하러 나가자 지자체가 대안마련에 나선 것이다.
이를 위해 삼척시는 5월 경 산부인과 전문의 1명과 간호사 6명을 채용해 순차적으로 분만에 필요한 인프라를 갖춰갈 예정이다.
삼척시 관계자는 "삼척의료원 별관 병동에 분만실은 물론, 입원실과 신생아실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이를 위한 예산은 이미 마련됐으며 올해 안에 모든 사업을 완료해 산모들의 분만을 도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계속해서 분만병원이 나가는 것을 보면 산부인과 개업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이 들었다"며 "물론 의료원의 분만센터도 적자를 보겠지만 주민들을 위해 감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강원도 정선군도 보건소에 예산을 투입해 분만할 수 있는 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우선 이를 위해 정선군은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상황.
정선군 관계자는 "4억원 정도의 예산을 투입해 관내에 분만시설을 설립할 예정"이라며 "현재로서는 보건소에 설립하는 방안을 심도있게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관내에 분만병원이 전무해 산모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어 예산투입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최소한 응급분만이라도 감당할 수 있는 시설을 확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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