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출신 교원비율이 90% 중반대에 달할 정도로 강력한 순혈주의를 수성하던 의대들이 경쟁력 확보를 위해 우수 인재 영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이들은 고위 보직까지 공개채용을 도입하는 등 다양한 교원채용 방식을 도입하며 변화를 주도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4일 병원계에 따르면 현재 순혈타파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곳은 가톨릭중앙의료원이다.
가톨릭의료원은 '순혈타파'를 공식적인 캐치프래이즈로 내걸고 각 전문과목 주임교수 모두를 공개채용으로 선발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의무부총장과 의무원장, 서울성모병원장 등 고위 보직자 선발도 공개채용방식으로 진행하며 병원계에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온 바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타교 출신 지원자들이 저조한 것이 사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이러한 방침을 지속하다보면 언젠가는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동익 가톨릭의료원장은 "아직까지는 가톨릭병원이라는 장벽에 부담을 느끼는 인사들이 많은 것을 알고 있다"며 "하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인재를 초빙하겠다는 의료원의 의지를 계속해서 보여주다 보면 언젠가는 진심을 알아주리라 믿는다"고 설명했다.
고려대도 재단과 의무부총장의 주도 아래 타교 출신 교원비율을 높이는데 노력하고 있다. 이미 몇년전부터 다양한 방안으로 노력해온 결과 상당히 효과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전언.
특히 고대는 공개채용을 넘어 계속해서 타교 출신들에 대한 스카우트를 진행하며 적극적으로 순혈타파에 나서고 있다.
손창성 의무부총장은 "연구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고 과감한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한 결과 타교 출신 의료진이 많이 늘었다"며 "현재 80% 초반까지 본교 출신 비율을 낮춘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몇년내로 최소한 30~40%까지 타교 출신 비율을 끌어올릴 예정"이라며 "타 병원 인재들이 아무런 주저없이 고대에 올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의대와 연세의대 등 순혈주의가 강했던 의대들도 이같은 추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각자의 방안으로 이미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느 상태.
연세의대는 임상교수 평가 제도를 보완하고 주임교수 선출제도를 개선했으며 의생명과학부를 신설해 타교 출신 교수들을 적극적으로 스카우트하고 있다.
서울의대도 마찬가지. 인사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들을 마련하고 교원선발시 대학보다는 연구역량에 촛점을 맞춰 타교 출신 인재들을 영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의대의 경우 지난 2004년 본교 출신 교원비율이 97%에 달했지만 지금은 80% 후반까지 떨어진 상태다.
한 의대 보직자는 "과거에는 순혈주의가 갖는 장점이 도움이 되던 때도 있었다"며 "단합이 잘되고 군대식 상명하달체제로 의사결정과정과 이에 대한 실행과정에서 추진력이 생길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이제는 줄타기 등 변질된 문제들도 그러한 장점이 상쇄되고 부작용이 늘어난 것이 사실"이라며 "또한 창의력이 중요시 되는 시대에 그러한 면이 맞지 않는 부분이 있으며 대외적인 이미지에도 마이너스적인 부분이 많아 순혈주의 타파에 힘이 붙는 것이 아니겠냐"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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