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의 우려 속에서도 꿋꿋하게 해외시장을 공략해 온 강동경희대병원이 드디어 그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장기화된 경기불황과 강동 지역 재개발 사업 등 악재 속에서도 해외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병원 곳간을 채워주고 있는 것이다.
강동경희대병원 관계자는 31일 "많은 대학병원들이 비상경영제체를 선포했지만 강동경희대병원은 꾸준히 늘고 있는 해외환자로 인해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수년간의 노력이 결실을 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강동경희대병원은 수년전부터 자체적으로 의료팀을 구성해 직접 아시아 국가들을 돌며 클리닉 데이를 열고 있다.
단순한 홍보활동에 머무르지 않고 직접 의료 수준의 격차를 보여 수요를 이끌어 내겠다는 전략. 이미 러시아만 15차례나 클리닉 데이를 열 정도로 병원의 역량이 집중된 사업이다.
또한 최근 도입한 스마트 케어 시스템도 입소문에 한 몫 하고 있다.
스마트 케어 시스템은 요일별로 10명의 전문의를 국제진료 전담 의사로 배정하는 시스템. 해외환자가 내원하면 곧바로 진료를 시작하고 본국으로 돌아간 뒤에도 담당 의사가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리한다.
이러한 노력의 힘으로 지난해에만 러시아 등지에서 무려 1만 5천명의 해외 환자를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2012년에는 유치 환자가 4652명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단 1년만에 3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특히 대다수 병원들이 국내 거주 외국인을 해외 환자에 포함시키는 것에 반해 강동경희대병원은 순수 입국 환자만 집계한 수치라는 점에서 국내 탑 수준이다.
이로 인해 강동경희대병원은 전국 병원에 불어닥친 경기불황의 여파를 그나마 비껴가고 있는 중이다. 줄어든 국내 환자들의 빈자리를 해외 환자들이 채워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강동경희대병원도 마냥 행복하지는 못하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강동구 전역에서 진행되는 재개발사업이다.
강동구 천호동부터 둔촌동, 고덕동까지 이어지는 재개발사업이 본격화되면 강동구 주민의 80%가 당분간 다른 지역으로 이주해야 한다.
지역환자 비중이 높은 강동경희대병원으로는 개원 이래 최대의 악재인 셈. 최근 해외환자 유치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이는 또 하나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재개발 사업이 완료되면 강동구 인구가 최대 30만까지 늘어나기 때문이다. 강동경희대병원으로서는 이때까지 병원을 지켜내는 것이 최대의 승부수다.
강동경희대병원 관계자는 "재개발 사업이 본격화되면 엄청난 타격은 불가피하다"며 "하지만 사업이 완료되면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점에서 제2도약이 기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결국 재개발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얼마나 효율적으로 경영을 이어가는가가 최대 관건"이라며 "이로 인해 러시아에 집중된 해외환자 통로도 몽골 등 중앙아시아로 확대해가며 이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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