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협, 슬관절치환술 분석심사 지표 두고 '대형병원'만 유리 "수술 전 영역 확대 시 의료전달체계 붕괴로 이어져" 우려
"분석심사는 대형병원에만 유리하다."
일부 의료계 단체가 연이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8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분석심사 선도사업을 두고 조목조목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번은 병원급 의료기관이 주된 타깃인 '슬관절치환술'인데, 지표가 중소병원에 불리하게 만들어져 있을뿐더러 정부가 분과 전문의 자격 취득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이하 병의협)는 26일 성명서를 추가로 발표하고 "슬관절치환술 분석 지표는 같은 수술을 하더라도 대형병원이 유리하게 만들어져 있다. 그리고 지표 값을 상승시키기 위해서 의료기관들이 노력하는 과정에서 환자와 의사들의 고통은 가중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병의협은 의원급 의료기관 대상 분석심사 관련 고혈압 등 4개 지표를 두고서도 과소진료를 부치기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에 더해 전체 의료기관 대상으로 실일 중이 '슬관절치환술' 분석심사도 의료전달체계 측면에서 '대형병원'에 유리하게 설계됐다고 꼬집었다. 병의협에 따르면, 슬관절치환술 관련 분석심사 지표는 내과 등 전문의 협진 여부 등 총 11개 지표로 구성돼 있다.
이 과정에서 병의협은 슬관절치환술 관련 복잡 수술 시 협진 전문의 자격 기준을 세부 분야의 분과 전문의로 돼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병의협은 "중증 내과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수술 전 평가‧수술 전‧후 관리는 내과 전문의라면 누구나 할 수 있다"며 "그런데 협진 전문의의 자격을 분과 전문의로 제한해버리게 되면, 각 분과별로 세부 전문의 자격을 대부분 갖추고 있는 대형병원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면 슬관절치환술을 하는 대부분의 중소병원들도 분과 전문의 자격이 있는 내과 전문의 채용을 선호하게 될 것"이라며 "이로 인해 내과 전문의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분과 전문의 취득과 유지를 위해서 자신의 시간과 돈을 투자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병의협은 향후 수술 영역 전체로 지표를 확대한다면 이 같은 문제가 전체 의료영역에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슬관절치환술 한 가지 수술만 보아도 이렇게 많은 문제들이 생길 것으로 보여 진다"며 "그런데 앞으로 분석심사를 전 수술 영역으로 확대하게 되면, 앞서 지적했던 문제들은 전 의료 영역으로 확대되면서 의료전달체계 붕괴, 의사들의 고통 가중, 환자들의 불편 증가 및 안전 위협 등의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심평원은 슬관절치환술 관련 지표 지적을 두고 청구 경향을 모니터링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심평원 관계자는 "슬관절치환술은 특정하게 말할 임상진료지침이 부재한 상태라서 의학교과서 등을 토대로 지표를 마련했다"며 "복잡수술 지표의 경우는 당연히 종별에 따라서 수술 경향은 다르다. 대형병원일수록 수술 수가 많은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면, 종별에 따라 유난히 수술 건수가 많은 의료기관은 청구경향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설계된 지표다. 이를 확인하고 의학적 근거로 판단해보자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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