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전달체계‧상종 재지정 기준 나온 이후 목소리 커져 "외래진료 우회 진료 꼼수…경영진과 일선 의사들 괴리감"
"외래 진료는 어려우니 빨리 진료를 받기 위해 응급실로 몰리고 있다."
정부가 상급종합병원 지정 기준에 응급실 외래 진료건을 제외한 후 수도권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응급실 외래환자 유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반 외래진료가 어려워지자 이른바 응급실 이용 '꼼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보건복지부는 의료전달체계 단기대책 보완책 성격으로 제4기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위한 평가기준에 응급실 외래 진료건을 제외시켰다. 경증질환 축소 대책을 우려하는 일선 대형병원장들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인 것이다.
의원중점 외래질병(52개 질병)에 포함되는 경증환자가 응급실을 통해 외래진료를 받는 건들은 올해 예정된 상급종합병원 재지정 평가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뜻이다.
경증질환이라 하더라도 응급실만 들렀다 간 사례는 경증환자 카운트에서 제외하기 때문에 진료의뢰서가 없더라도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할 수 있는 통로가 된 것이다. 이 때문에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원하는 대형병원들은 최근 복지부가 제시한 조건을 맞추기 위해 외래진료에서의 경증환자 비율만을 최근 조절하고 있다.
실제로 이 같은 방침 결정 이후 수도권 주요 대형병원을 취재한 결과, 응급실 내원 환자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에 위치한 A대학병원은 하루 평균 응급실 내원 환자는 최근 300명 수준을 넘어섰다. 1년 전체로 봤을 때는 9만명이 넘는 수준이다.
해당 응급실에 근무 중인 진료교수는 "현재 대형병원 응급실은 이전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라며 "일반 외래진료를 받으려면 평균 2달을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외래 진료가 막히게 되면서 경증환자들이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를 받기 위해 응급실을 찾는 것이 늘고 있다"며 "응급실의 경우 경증도 가능하고 일반 외래진료보다 더 빨리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상급종합병원 외래가 아닌 응급실로 몰려오면서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러한 상황은 수도권에 위치한 다른 상급종합병원의 경우도 마찬가지.
응급실로 찾은 경증환자를 일선 병‧의원으로 돌려보낼 때 겪는 환자민원도 모두 응급실 의료진의 몫이다. 결국 상급종합병원을 운영하는 경영진과 일선 의료현장에서 활동하는 의사들 간의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의 B대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진료를 받기 위해 응급실에 온 환자에게 2차 병원으로 가세요라는 말을 하기가 쉽나"라며 "병원 운영진 입장에서는 수익 등 운영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경증환자의 응급실 진료를 풀어놔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의료현장 의사들 입장에서는 생각이 다르다. 이대로는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한편, 지난해 국회 보건복지위위원회 김상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발표한 중앙응급의료센터의 국가응급진료정보망(NEDIS) 자료에 따르면, 권역응급센터 진료를 받은 환자 절반이 경증환자인 것으로 집계됐다.
병원별로 살펴보면, 순천향대 부천병원은 경증환자가 60.8%에 달했으며 조선대병원 55.4%, 경북대병원 52.6%, 인하대병원 51.9%, 길병원 50.4% 등 상급종합병원 중 응급실 경증환자 비율이 50%를 넘는 곳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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