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1년이 되면 의원급 수가가 상급종합병원보다 높아지는 역전현상이 나타난다. 예를 들어 의원급에서 실시한 X-RAY검사보다 상급종합병원의 검사 비용이 낮아지는 셈이다.
메디칼타임즈가 2021년도 정해진 상대가치점수에 환산지수와 종별가산율을 적용해 수가를 산출해봤다.
그 결과 2021년도 의원급 의료기관의 수가는 100.74로 상급종합병원의 100.49보다 높게 나타났다. 앞서 병원급, 종합병원급 수가를 앞지른 것은 수년이 지났지만 상급종합병원의 수가를 뒤집은 것은 2021년이 처음이다.
8년전으로 시간을 돌려보면, 지난 2014년 의원급 의료기관 수가는 83.03으로 병원급 의료기관의 수가인 82.56을 앞서기 시작했다.
의료기관 연도별 환산지수 및 종별가산 현황.
그리고 정확히 4년후인 2017년에는 의원급 수가는 90.85로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의 수가인 90.38을 뛰어 넘었다. 또 그로부터 5년후인 2021년에는 상급종합병원 수가마저도 따라 잡는다.
의원급 의료기관의 수가 역전현상을 두고 병원계는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대한병원협회 한 임원은 "동일한 의료행위를 하는데 시설, 인력 등 더 많은 고정비용을 지출해야하는 상급종병보다 의원급의 수가를 더 높게 책정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수가 역전현상이 8년째 이어지고 가속화됨에 따라 어느새 병원계 숙원과제로 자리잡는 분위기다.
앞서 지난 2017년도 수가협상에서 대한병원협회는 "수가 역전현상을 뒤집겠다"며 이 문제를 강하게 어필하기도 했다.
하지만 병원계의 요구와는 달리 해가 바뀔수록 수가 역전현상은 가속 페달을 밟더니 급기야 상급종합병원을 앞섰다.
보건정책 전문가 또한 이는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고 바라봤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신영석 박사(선임연구위원)는 "동일 의료행위를 두고 의원급이 상급종병보다 높은 수가를 받는다는 것은 비정상적인 게 사실"이라며 "손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은 신의료기술 혹은 고난이도 행위 등에 대해 상대가치점수 인상 효과를 누려왔기 때문에 경영적으로 손실만 봤다고는 할 수 없다.
상대가치점수 인상 요인에 해당하는 의료행위는 중증도 높은 환자에게 적용하는 만큼 상급종합병원이 유리한 측면이 있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의원급 수가 역전현상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봤다.
신 박사는 "상급종합병원이 상대가치점수 혜택을 누린 것과는 별개로 환산지수 개선은 필요한 부분"이라며 "조만간 손볼 계획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상대가치점수와 환산지수, 여기에 종별가산제도까지 아울러 살펴볼 예정"이라며 "더불어 의료전달체계도 연계해서 방향을 모색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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