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PA-CKD 연구로 국내 진료 지침 개정 필요성↑ 당뇨병학회, 문헌 리뷰 착수…내년 새 지침 발표
최근 연구에서 SGLT-2i 계열 당뇨병 약제의 신장약 활용 가능성이 밝혀지면서 국내 진료 지침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국내 관련 학회는 당뇨병 환자에서 SGLT-2i 사용 및 이에 따른 신장 기능 개선에 대해 근거가 약하다고 판단했지만 최신 연구가 나온 만큼 이를 포함한 새 지침 개발 필요성이 대두되기 때문이다.
8일 의료계에 따르면 당뇨병학회는 9월 진행된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uropean Society of Cardiology Congress, ESC Congress 2020)에서 나온 주요 연구들을 중심으로 문헌 리뷰 작업에 착수했다.
당뇨병학회 진료지침위원회 관계자는 "당뇨병 진료지침 개정은 내년 발표 예정으로 아직 지침 개발을 위한 문헌리뷰 중"이라며 "이와 관련 신장학회와 추가 공동발표와 개별 연구에 대한 발표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앞서 5월 당뇨병학회와 신장학회가 공동으로 발표한 진료 지침 권고안은 2015년 1월 1일부터 2020년 3월 31일까지 발표된 문헌 중, 국내에서 처방 가능한 SGLT2i(dapagliflozin, empagliflozin, ipragliflozin, ertugliflozin)를 사용한 연구를 추려 신장 보호 효과 여부를 메타분석했다.
학회는 이득과 위해를 종합했을 때, SGLT2i는 위약에 비해 사구체 여과율 감소를 억제하는 이득이 있을 수 있으나 그 이득이 되는 대상군이 명확하지 않으며, 심각한 위해는 없으나 초반기 사구체 여과율 저하가 있을 수 있으므로 약제 사용 시 신장기능에 대한 모니터링과 주의가 필요하다고 결론내렸다.
또 이득과 위해의 균형에 있어서 불확실성이 존재하므로 사구체 여과율 감소 억제를 목적으로 모든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SGLT2i 사용을 권고할 수는 없다는 것이 당시 학회의 판단. 권고 강도는 '약한 권고'(weak recommendation)로, 근거 수준 역시 약함(low)로 결정됐다.
국내 지침이 만들어진지 불과 4개월만에 ESC에서 발표된 DAPA-CKD 임상은 도화선이 됐다. SGLT-2i 성분 다파글리플로진이 신장약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DAPA-CKD 임상은 21개국 386개 센터에서 18세 이상 430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ACE/ARB 표준 치료에 추가로 일일 1회 다파글리플로진 10mg 또는 위약을 투약했을 때의 신장 보호 효과를 관찰하도록 설계됐다.
결과를 보면 다파글리플로진은 제2형 당뇨병 유무에 관계없이 만성 신장 질환 환자의 신부전, 심혈관 원인 또는 심부전 입원으로 인한 사망 및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줄였다.
1차 평가 변수에 대한 위험비(HR)는 0.61로 다파글리플로진 투약군에서 39% 가량 위험도가 감소했다는 뜻이다. 신장 기능 악화 또는 신부전으로 인한 사망의 HR은 0.56, 심부전 또는 심혈관 사망으로 인한 입원은 0.71,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 0.69로 신장약으로서의 효용성을 입증했다.
큰 폭의 효용성이 입증되면서 국내판 진료 지침도 개정이 불가피해졌다.
당뇨병학회 관계자는 "진료 지침이 만들어질 당시에는 한국인만을 대상으로 SGLT-2i의 신장 보호 효과에 대한 대규모 연구가 없었다"며 "이에 따라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그는 "하지만 이번엔 DAPA-CKD가 새로 나온 만큼 내년 진료 지침 개정안에 이를 포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근거를 확실히 하기 위해 국내에서도 국민보험공단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SGLT-2i와 신장 보호 상관성을 분석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진료 지침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새로운 근거 및 증거가 쌓일 때마다 이를 반영해 개선하는 작업을 거친다"며 "내년 공개를 목표로 학회 진료지침위원회의 근거 분석 및 개정 작업이 진행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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