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예상 청구 금액 지침서 대상 약제 점유율 판단 잣대 제시 "유비스트‧아이큐비아 자료 고려할 수 있지만…건보 데이터 더 정확"
"규모가 작은 제약사 입장에서는 냉정하거나 잔인할 수 있지만 중요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약가협상의 필수 요건인 '예상 청구 금액' 추계 과정에서 해당 제약사의 '마케팅‧영업' 능력을 주요한 잣대로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협상 대상 약제의 향후 '시장 점유율'을 판단하는 과정에서 이를 주요 고려 대상으로 보겠다는 것. 이는 곧 제약사의 규모와 큰 연관이 있는 만큼 향후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건보공단은 9일 일선 제약사를 대상으로 '예상 청구 금액 설정 가이드라인' 온라인 설명회를 개최하고 구체적인 적용 계획을 설명했다.
이번 건보공단이 마련한 가이드라인은 신약이 주류인 약가 협상 과정에서 건보공단이 해당 약제의 예상 청구 금액을 설정하는 기준으로 볼 수 있다.
협상 대상 약제 관련 대체 약제 존재 유무에 따라 각각 어떤 자료를 활용해 시장 규모와 시장 성장률, 시장 점유율 등을 산출하고, 이를 활용해 어떻게 예상 청구 금액을 설정하는지 보여주는 지침서 개념이다.
그동안 약가 협상 과정에서 건보공단은 예상 청구액을 중심으로 '깜깜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번에 이처럼 가이드라인을 안내한 것은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투명한 협상을 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 가운데 제약사들의 주목한 것은 협상 대상 약제의 '시장 점유율' 추계 방식.
시장 규모, 성장률의 경우 일반적으로 예상 가능한 건강보험 청구자료와 청구액, 환자 수 등의 데이터로 예상하는 반면, 대상 약제의 추정 시장 점유율의 경우 제약사의 특성을 반영할 것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제약사의 '특성' 항목의 경우 각각의 제약사 보유한 마케팅과 영업력이 영향을 미치는 구조로 설계됐다.
다시 말해, 협상 대상 약제의 마케팅과 영업사원의 수를 바탕으로 예상 시장 점유율을 판단한다는 의미. 이 수가 곧 약가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건보공단은 앞으로 진행되는 약가 협상 과정에서는 제약사들이 의사 대상 설문조사, 병원 약사위원회(DC, drug committee) 통과 현황, 거래 병‧의원 수, 주요 파이프라인, 영업사원 수, 마케팅 PM 수, 국내임상 여부 등의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건보공단 신약관리부 오세림 팀장은 "규모가 작은 제약사들에게는 잔인할 수 있지만 의욕만 가지고 안 되는 것이 신약 개발이다. 이 부분은 냉정할 것"이라며 "신약 개발과 향후 시장 점유도 돈이 있어야지 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오 팀장은 "협상 과정에서 예상 청구액을 고려할 시 의사 대상 설문조사 혹은 전체 PM이나 영업사원 수 등을 제출한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며 "작은 제약사의 경우도 해당 분야의 우수한 파이프라인을 갖추고 있고 거래처 수가 충분하다면 충분히 감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건보공단이 약가협상 대상 약제의 전체 시장 규모를 책정할 때의 경우 국내 청구 업체의 데이터도 참고 사항이 될 수도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이는 국내외 관련 약제 데이터가 전무할 경우에 한해서다.
협상 과정에서 일부 제약사들이 국내 의약품 조사기관의 청구 데이터를 제시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 팀장은 "건보공단이 보유한 청구 데이터가 유비스트나 아이큐비아 데이터를 합친 것 보다 더 정확하다"며 "시장 규모를 파악할 때 고민을 해보도록 하겠다. 국내 데이터나 건보공단 청구 데이터 상에 한계가 있다면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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