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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 접종비 지급 지자체 '하세월'…개원가 '한숨'

발행날짜: 2022-02-15 05:30:00

지자체 오미크론 여파 행정 마비 1~2개월째 '지연'
개원가 "경영난 심각한데 지급 일정 안내도 없어"

코로나19 예방접종 시행비 지급이 지연되면서 펜데믹 여파로 경영난을 겪고있는 의료기관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일부 지자체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비 지급이 지연되고 있다. 기존엔 건강보험과 국가재정으로 충당했던 코로나19 접종 비용 절반이 지방비 예산으로 편성됐는데, 오미크론 변이 여파로 지자체 행정업무가 마비되면서 지연이 발생하는 모습이다.

실제 각 지역 의사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코로나19 백신 비용이 지급되지 않고 있다는 민원이 빗발치는 상황이다.

용인시의사회 한 임원은 "보건소에 따라 상황이 다르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백신 접종비 지급이 상당히 지연되고 있다"며 "용인시의 경우 확진자가 많다 보니 보건소 업무가 과중 돼 접종비 지급 건이 뒤로 밀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자체 입장에선 접종비 지급이 당장 급하지 않은 업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경영상태가 악화한 의료기관이 많아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라며 "불필요한 업무를 줄이고 인력을 조정하는 등 지자체가 노력하면 해결될 문제"라고 꼬집었다.

전북의사회 김종구 회장은 "1월부터 백신 접종비 지급이 지연돼 회원들의 문의가 많다"며 "보건소가 지급 계획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업무가 거의 정지된 상황인 만큼 관련 어려움을 이해하고는 있다"고 전했다.

전남의사회 한 임원도 "접종비가 안 들어온지 두 달 정도 된 것 같다"며 "내과는 만성질환자 등 다른 진료수익이 있어서 수익 보전이 가능하지만, 계속 지연되니 불만이 생기는 것은 사실"이라고 답했다.

개원가는 지자체의 코로나 백신 접종비 지급 지연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기사 참공관련 사진)

서울시에서도 코로나19 백신 접종비 지급이 지연되고 있지만, 오미크론 대응 등으로 분주한 탓인지 관련 민원이 많지 않다고 서울시의사회는 전했다.

서울시 소재 한 의원 원장은 "12월까지 100여건의 접종비가 들어오지 않았고 1월은 아예 조회조차 안 되고 있다"며 "한 의료기관은 지난해 말 폐업했는데 이제야 접종비가 지급됐고 그마저도 일부만 들어왔다"고 말했다.

수도권 의원급 원장은 "지자체가 의료기관에 돈이 많다고 오해를 하는 것 같은데 코로나19 여파로 경영상태가 악화한 곳이 많다"며 "접종비 액수가 크다고 보긴 어렵지만, 당장 경비가 부족해 곤란해하는 의원도 생기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지자체는 백신 접종비 지급 방식이 변경되면서 시스템 개발·정비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24일부터 관련 시스템이 개통됐는데 계좌번호나 예금주명이 오기입 되는 등의 문제가 생겨 이를 수정하느냐고 지급이 지연되는 경우가 있다는 것.

다만 코로나19 여파로 경영난이 심각한 이비인후과, 소아청소년과 등은 한시가 급한 상황이다. 특히 소아청소년과는 의사회 차원에서 관련 문제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소청과의사회는 코로나19 백신 접종비 지급이 계속 지연될 경우 해당 지자체와 담당 직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하고 압류 등의 절차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임현택 회장은 "소청과는 환자가 없어 접종비로 유지하는 형편인데 다수 의료기관에서 백신 접종비 지급이 지연되고 있다"며 "병의원 경영 압박이 심한데 언제 지급하겠다는 얘기조차 없이 비용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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