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의사들이 한의계의 코로나19 대면진료 참여를 강력 규탄했다. 비과학적인 코로나19 치료는 오히려 국민건강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4일 대한개원의협의회는 성명서를 내고 방역당국이 코로나19 확진자 대면진료를 진행하는 '외래진료센터'에 한의원이 참여할 수 있도록 것이 최악의 방침이라고 규탄했다. 코로나19 환자에 비과학적인 대처를 받게 하는 것은 질병보다 더 중대한 위협을 끼친다는 이유에서다.
대개협은 "본회는 깊은 우려와 분노를 느끼며 본 방침의 철폐와 함께 유해하고 무리한 외래진료센터 방안을 만든 책임자의 파면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오미크론 변이로 치명률이 떨어지긴 했지만, 아직 수백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강한 전파력으로 확진자가 폭증해 의료체계가 붕괴하는 상황도 우려했다. 화장장 포화로 원정 장례까지 벌어지는 상황도 상기시켰다.
대개협은 "현재 대한민국은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대다수 젊은 확진자는 경증으로 지나간다고 하지만, 일선 의료현장에서의 감염은 여전히 사망률이 높은 매우 위험한 감염병"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위중증으로 진행하는 것을 막기 위해선 의과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증상과 경과 상태, 동반 질환 등을 면밀히 평가해야 하며 이에 따라 팍스로비드, 렘데시비르 투약 및 중환자실 치료 등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 외래 및 입원 치료도 신속·원활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점도 짚었다.
대개협은 확진자 폭증으로 인한 의료체계 과부화로 이 같은 조치가 지연되는 상황을 우려했다. 이런 시국에 한의원이 코로나19 확진자 대면진료에 참여하게 더 심각한 일이 벌어진다는 것.
대개협은 "한의사는 의학 교육과 수련을 받은 경험이 없어, 의학적인 기준으로 환자의 상태를 평가할 수도 없고, 경구 혹은 정맥 전문의약품을 처방할 수도 없는 직역"이라며 "의사와 한의사 간의 환자 정보에 대한 소통은 절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증으로 진행 중인 코로나19 확진자가 한의원에서 진료를 받으면, 정확한 평가와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쳐 환자가 위험해지는 일이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는 주장이다.
대개협은 "의사들은 코로나19 이전에도 한방병원과 한의원에서 근거 없는 한약만 복용하다가 상태가 나빠진 환자들을 많이 봐왔다"며 "침으로 기흉이 생기는 등 합병증을 가진 환자들이 알 수 없는 한자로 쓰인 한의사의 진료의뢰서를 가지고 응급실을 찾아오는 경우가 수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한의계가 한의약으로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는 한의계 주장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 근거가 빈약한 만큼 한의계의 코로나19 대면진료는 오직 한방의 영역확장 기회 만을 염두하고 있을 뿐이라는 지적이다.
대개협은 "살신성인하고 있는 의료인들이 자괴감에 빠지지 않도록, 건강보험 재정이 비과학적인 치료로 낭비되지 않고 국민 건강과 생명을 지킬 수 있도록 본 방침을 당장 철회하라"며 "전 세계에서 어느 국가가 코로나19 환자를 비과학적인 한의학으로 진료하도록 하는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이런 어불성설의 정책을 추진하고 승인한 책임자를 밝혀야 한다. 앞으로는 인맥, 로비 등을 통한 무리한 정책을 실행시키는 담당자들이 없도록, 정책 실명제를 제안한다"며 "본회는 대한민국에 올바른 의료 체계와 제도가 세워지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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