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환자가 60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폭주하던 올해 초, 의료기관의 진료비도 '코로나'에 집중돼 있었다. 그렇다 보니 반짝 상승한 진료비도 코로나에 집중돼 있어 실제 의료기관을 찾는 환자는 감소했다.
적자의 늪에서 허덕이던 소아청소년과와 이비인후과는 코로나19 검사 및 진료 영향으로 급여 매출이 급증했다.
메디칼타임즈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 25일 공개한 올해 1분기 진료비통계지표를 활용해 개원가 급여 매출 현황을 살펴봤다.
올해 1분기는 코로나 19 대유행 중 가장 큰 규모의 대유행이었던 만큼 만큼 코로나19 진료비가 압도적이었다. 하루 최다 확진자 수가 62만명에 달할 정도였으니 검사도, 진료도 어느 때보다 활발했다.
1분기 환자가 가장 많은 질병은 외래와 입원에서 모두 코로나(U07의 응급사용)였다. 입원에서는 감염성 및 기생충성 질환에 대한 특수선별검사로 이 또한 코로나19와 관련된 내용이다.
입원 영역에서 코로나(U07의 응급사용) 진료비는 562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1703억원 보다 230%나 증가했다. 감염성 및 기생충성 질환에 대한 특수선별검사비도 301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보다 129.4% 늘었다.
외래에서 코로나(U07의 응급사용) 진료비는 지난해 1분기 16억원에서 올해 1분기 1조4221억원으로 말 그대로 폭증했다. 단순 계산만으로는 8만6296%나 증가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했을 때 감염성 질환인 급성 기관지염 진료비도 183.3% 늘었고 감염성 및 기생충성 질환에 대한 특수선별검사도 430.3% 급증했다.
이 같은 변화는 정부 정책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올해 초 오미크론 대유행으로 코로나19 환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자 정부는 방역체계를 전환했다.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재택치료 중심으로 전환하고 신속항원검사 및 치료를 개원가까지 확대한 것.
그렇다 보니 의원급 진료비 변화 폭이 컸다. 올해 1분기 의원의 진료비는 5조9100원으로 지난해 1분기 4조3456억원 보다 36% 늘었다. 종합병원과 병원 진료비도 각각 21.8%, 19.2%씩 증가했다.
대유행이 어느 때보다 심했기 때문에 코로나 관련 진료비는 늘었지만 의료기관을 찾는 환자 수는 오히려 줄었다.
실제 올해 1분기 암으로 입원한 환자는 16만5837명이고, 요양급여비는 1조2672억원이었는데 올해 1분기 보다 각각 0.2%, 5.4% 감소한 수치다. 동네의원을 찾은 환자수를 확인할 수 있는 내원일수도 올해 1분기는 지난해 1분기보다 약 1% 정도 줄었다. 병원급 입원 환자 내원일수는 14.1%나 감소했다.
개원가 월 급여매출 현황 집중 분석, 소청과·ENT 극적 반전
코로나19 환자가 폭증하는 시기 동네의원의 급여 매출 현황을 살펴봤다. 개원가 월 급여매출은 1분기 기준 기관수와 요양급여비 데이터를 활용해 단순계산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었던 소아청소년과와 이비인후과 개원가는 지난해 1분기와 비교했을 때 상황이 극적 반전을 보였다.
동네의원 전체 올해 1분기 월 급여 매출은 평균 5757만원으로 지난해 1분기 4342만원 보다 32.6% 증가했다.
소아청소년과는 올해 1분기 월 급여매출이 5400만원으로 지난해 1분기 1570만원 보다 243.9% 늘었다. 다른 진료과보다 월 급여 매출이 압도적으로 낮았던 데다 마이너스 성장까지 했었지만 코로나19 환자 증가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은 것. 이비인후과 역시 올해 1분기 월 급여 매출은 8586만원으로 지난해 1분기 보다 163.1% 늘었다.
가정의학과도 올해 1분기 매출이 3821만원으로 지난해 보다 78.6% 늘었으며, 전문과목을 표시하지 않은 의료기관 역시 114.6%나 폭증했다.
다른 진료과 역시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지난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영향권에 있는 만큼 진료비가 상승했다. 안과 개원가는 전체 진료과목 중 월 급여매출이 유일하게 1억원을 넘는 진료과로 올해 1분기 1억2601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보다 18% 증가한 수치다.
안과 다음으로는 이비인후과 8586만원, 영상의학과 8401만원, 정형외과 7649만원, 산부인과 7274만원 순이었다.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임원은 "1분기 통계 결과는 전적으로 오미크론 대유행과 직결된다. 특히 올해 3월은 환자 수가 급증했던 시기"라며 "단순히 급여 매출이 늘었다고 해석하기보다는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소청과와 이비인후과 그만큼 방역 활동 최전선에 있었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특히 이비인후과와 소청과는 코로나19 직격타를 맞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만큼 상황이 좋지 않았던 것을 감안한다면 증가 폭이 압도적으로 크다고만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진료비 통계지표 데이터를 통해 2019~2022년 1분기 소아청소년과와 이비인후과 개원가 월 급여매출 변화를 보면 2021년 1분기에는 전년도 보다 각각 26.6%, 28.5%씩 감소했다. 2020년 1분기 진료비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소아청소년과는 30% 줄었고, 이비인후과도 8.7% 감소했다.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한 끝에 오미크론 대유행 방역정책 전환으로 급여매출도 증가세로 바뀐 것이다.
한 의사단체 보험이사 역시 "올해 초에는 오미크론 대유행 시기로 방역 체계에도 변화가 있었다"라면서도 "진료비가 회복세로 돌아선 것은 맞지만 올해 1분기와 비교 시점이 지난해 1분기인데, 당시에는 진료비가 전년보다 이례적으로 감소했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증가 폭이 더 크게 보일 뿐 급증이라고 말할 정도는 아닌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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