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기관의 내년도 살림살이를 좌우할 환산지수 협상이 끝났다. 공급자 단체는 꾸준히 수가인상에 투입할 재정의 과감한 확대를 주장했지만 가입자들의 '1조원'에 대한 심리적 장벽은 높았다. 내년도 수가인상에 투입할 재정은 젼년도 보다 1127억원 늘어 1조1975억원이다.
수가협상 과정에서 나온 수가 인상률을 적용해 내년도 진찰료를 계산해보면 병원 초진료는 올해보다 310~380원, 의원은 290원 늘어날 예정이다.
건강보험공단과 각 유형을 대표하는 공급자 단체들은 1일 오전 6시까지 '2024년도 요양기관 환산지수 가격 결정'을 위한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협상 결과는 같은날 오전 8시에 열린 재정운영위원회에서 심의 의결했다.
협상 결과 내년도 평균인상률은 1.98%다. 지난해와 인상률은 같지만 투입 재정 액수는 1127억 더 늘어난 1조1975억원을 기록하며 최고치를 다시 한번 갈아치웠다.
유형별 인상률을 보면 병원 1.9%, 치과 3.2%, 한의 3.6%로 협상을 체결했고 의원과 약국은 건보공단이 제시한 수가 인상률인 1.6%와 1.7%를 받아들이지 않고 '결렬'을 선언했다. 특히 약국은 유형별 환산지수 협상 역사상 처음으로 결렬을 선택했다.
협상 결과 병원은 추가 투입 재정의 절반이 넘는 6413억원을 가져가게 됐다. 의원은 역대 최저 인상률인 1.6%를 받았지만 재정의 20% 수준인 2490억원이 몫으로 떨어졌다. 5개 유형 중 유일하게 3%를 넘긴 한의(3.6%), 치과(3.2%) 유형은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겼다.
재정위는 수가협상 결과를 의결하며 "환산지수 인상분 중 일부는 소아진료 등 필수의료 확충을 위해 수술, 처치 등 원가 보상이 낮은 행위유형 상대가치점수와 진찰료 등 기본진료비 조정에 활용할 것"이라는 부대의견을 달았다.
내년 초‧재진료 얼마나 오를까
메디칼타임즈는 병원과 의원의 수가 인상률을 적용해 내년도 종별 초재진료를 계산해봤다. 통상 수가는 환산지수와 상대가치점수의 곱으로 이뤄진다. 수가계약을 통한 인상률은 환산지수에 적용된다.
우선 협상 타결에 성공한 병원의 수가 인상률인 1.9%를 적용해 환산지수를 계산해보면 환산지수는 79.7에서 81.2로 오른다. 병원급 의료기관은 병원, 종합병원, 상급종합병원으로 나눠지는데 여기에 상대가치점수를 적용해 각각 계산하면 병원 초진료는 1만6960원, 종병 1만8870원, 상급종병 2만770원으로 오른다. 이는 올해보다 310원, 350원, 380원 오른 금액이다.
내년 재진료는 병원 1만2290원, 종병 1만4200원, 상급종병 1만6100원으로 각각 230원, 270원, 290원 오른다.
협상 결렬된 의원급 진찰료는 건보공단이 최종 제시한 수가 인상률인 1.7%를 적용했다. 건정심을 가더라도 건보공단이 최후에 제시했던 수치에서 변동 폭이 크지 않을 것을 감안한 것이다 환산지수는 92.1에서 93.6으로 오른다.
상대가치점수를 함께 고려하면 내년도 의원 초진료는 1만7610원으로 올해보다 290원 오른다. 재진진찰료는 1만2590원으로 210원 증가한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재정운영위원회가 심의 의결한 내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 결과를 이달 말에 열리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건정심은 의원과 약국의 환산지수를 이달 중 결정하고 이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건강보험요양급여비용 내역'을 최종 고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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