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전국 수련병원에 사직 전공의 개별 상담을 요청하면서 의료현장의 의대교수들이 분노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24일 의료계에 따르면 복지부는 24일 '전공의 개별상담 협조 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통해 각 수련병원장 혹은 전공과별 과장이 직접 전공의와 상담을 진행할 것을 요구했다.
상담방법은 개인 프라이버시 보장을 위해 대면상담을 원칙으로하며 복귀 여부에 대한 의사를 확인해달라는 게 정부의 요청이다. 복지부는 이번 개별상담 결과를 근거로 향후 전공의를 위한 정책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일선 수련병원 의대교수들은 "사고는 정부가 치고, 병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냐"라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지방의 한 수련병원 교수는 "전화 연락도 안 닿고 병원에도 없는 전공의들을 무슨 수로 상담을 하란 말이냐"라며 "설령 연락이 닿는다고 전공의들이 상담에 나서겠느냐"고 말했다.
특히 자칫 의대교수와 전공의를 갈라치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전공의와 의대교수간 미묘한 원망이 쌓여있는 상황에서 병원장 혹은 과장이 복귀여부를 확인하고자 상담에 나설 경우 반감만 높아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대형 대학병원 한 보직교수는 "교수들이 개별면담을 하려들면 전공의들은 의대교수를 '복지부의 앞잡이'로 바라볼 것"이라며 "수련병원 내 의사 세대간 갈등을 유발하는 행보다. 그나마 있던 끈 마저 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공의들 사이에서 의대교수에 대한 반감을 표현해 교수를 '씹수'라고 칭하는 분위기에서 정부의 이 같은 정책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교수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또한 정부의 일방적이고 무리한 정책 추진에도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복지부가 해당 공문을 각 수련병원에 전달한 것은 24일(금요일). 정부가 제시한 상담 진행 기간은 오늘(24일)부터 다음주 28일(화요일)까지로 주말을 제외하면 3일간이다.
최근 의대교수가 전공의 빈자리를 채우느라 당직, 진료, 수술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3일내에 전공의 개별 상담을 진행하라는 것 자체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수도권 수련병원 한 내과 교수는 "서울아산병원의 경우 1~4년차 내과 전공의만 100명이 넘는데 3일내 어떻게 한명 한명 상담을 하라는 말이냐"라며 황당하다고 했다.
그는 "정부가 의료현장을 너무 모른다"라며 "아직도 의대교수가 전공의를 설득하면 그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현 상황을 잘못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정부 정책을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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