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도 의약분업 도입 후 의대 정원 감축이 '의사 달래기'를 위해 추진됐다는 주장과 관련, 정부와 의료계가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지난 2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청문회에서 보건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은 "(2000년) 의약분업 당시 감원된 351명에 의사과학자 몫으로 50명을 더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가 의대 증원을 시도할 때 제시한 400명의 증원 폭과 관련해 과학적 근거가 없었다는 취지를 설명하기 위한 발언이었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는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2000년 당시 의대정원 감축이 의약분업으로 인한 것이 아니다"라며 "의사들을 집단 이기주의로 매도하고 악마화하기 위해 만든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000년 의약분업 추진 이후 2006년까지 의대 정원 351명(정원외 포함)이 순차적으로 줄었고, 그 뒤로는 동결됐다.
이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복지부 장·차관이 보건복지위원회 청문회에서 위증을 한 셈이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2000년대 의대 정원 351명 감축이 의약분업 합의 후속으로 추진된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즉각 반박했다.
복지부는 2000년 의약분업 파업 당시 의협 대의원회의 결의문(2000년 4월 22일)과 의협의 보도자료(2003년 8월 14일)를 근거로 제시했다.
이들은 "의약분업 합의 후속조치로 의대정원이 감축된 것은 사실"이라며 "의협이 국민에게 혼란을 끼치고 근거 없이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가 제시한 결의문을 보면 의협 대의원회는 '의사인력 배출 동결 및 감축조정을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2003년 보도자료에는 "정부의 이번 정원 감축 계획은 그동안 의료계가 요구해 온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큰 의미가 있다", "정부와의 약속(2000년도 의·정 협상)을 통해 의대 정원 10% 감축은 이미 발표된 계획에 의해 추진키로 하고, 향후 30%까지의 추가적 조정 문제에 대해 의료제도개혁특별위원회에서 검토하기로 한 사실을 상기시킨다"는 표현이 담겨있다.
정부는 "의협이 명백히 확인되는 사실을 거짓말이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심히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의대 2000명 증원은 2035년에 현재 대비 1만명의 의사가 부족하다는 전문가 3명의 독립적이고 과학적인 수급추계에 근거했다"며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130차례 이상의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 결정된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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