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방식에 큰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 큰 절개를 통해 직접적으로 장기를 확인하고 수술하던 방식이 과거 주류였다면 기술의 발전으로 최소 침습적 방식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것.
현재 변화의 중심에는 로봇 수술과 단일공 수술(single-port surgery)이 자리하고 있다.
5~6개의 절개창을 내는 기존 로봇 수술 방식에서 더 나아가 하나의 절개창으로 여러 로봇팔을 주입시켜 수술하는 방식이 여러 암종에 대해 시도되고 있는 것.
기술적인 진입 장벽이 높아 국내에선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홍성후 교수가 지난달 단일공 로봇수술 500례 달성으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최고 기록을 세웠다.
홍 교수를 만나 수술의 트렌드 변화와 환자 중심 개념의 도입, 로봇 수술의 진화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환자 중심 개념 속에서 로봇 수술도 진화
기존의 로봇 수술이 배에 절개 구멍을 5~6개를 뚫고 기구를 넣어서 하는 수술 방법이라면 단일공 로봇 수술은 구멍 하나(단일공 )에 로봇 카메라와 팔 4개가 한꺼번에 들어간 후 이를 내부에서 펼쳐 수술하는 방식이다.
홍 교수는 "단일공 로봇 수술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는 우리나라가 최초로 도입이 됐다"며 "최소 침습이나 단일공 수술은 절개를 최소화해서 환자의 회복 시간을 줄이고, 입원 기간도 단축시킬 수 있고, 환자들도 더 빠르게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는 치료법을 선호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작은 절개를 통한 단일공 방식은 수술 후 감염 위험이나 출혈 같은 합병증을 줄일 수 있고, 통증도 크게 줄어든다"며 "로봇 수술은 기존의 최소 침습 수술보다도 더 정교한 움직임을 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에 단일공 방식으로도 예후 면에서 손색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에는 복강경 수술로는 넘을 수 없는 장벽들이 있었지만 로봇 수술이 도입되면서 그런 장벽을 뛰어넘게 됐다"며 "복강경이나 개복 수술 시대에는 감히 할 수 없었던 어려운 신장암조차도 부분 신절제수술이 가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거의 90% 이상 환자들을 완전 절제를 하지 않고 부분 절제술로 콩팥을 보존하고 있을 정도로 술기가 고도화됐다.
이같은 발전에는 수술 정밀도를 높이기 위한 피나는 훈련이 뒷받침됐다. 홍 교수는 로봇을 활용해서 엄지손톱 크기의 종이학을 접는 반복적인 연습으로 정교함을 높여 온 것으로 유명하다.
홍 교수는 "지난달 달성한 500례 중에 96%가 비뇨기암 환자였다"며 "국내 최초로 레찌우스(Retzius) 보존 전립선절제술을 단일공 로봇수술에 적용한 부분도 환자 만족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그는 "레찌우스 방식으로는 전립선암 수술 후 흔히 발생하는 요실금과 발기부전 등의 합병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수술 후 보통 3~6개월까지는 요실금으로 패드를 착용하곤 했는데 레찌우스 방식에선 한달 째부터 요실금 패드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90% 이상"라고 강조했다.
■관련 연구 축적중…단일공 수술 보편화될 것
홍 교수는 아태지역 단일공 로봇수술의 선구자로서 치료 뿐만 아니라 다양한 혁신적인 연구활동을 다수의 국제학술지에 게재하고 있다. 초기 증상이 없고 특히 국내 젊은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신장암에서는, 후복막 접근법을 활용한 부분 절제 단일공 로봇수술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증명한 바 있다.
홍 교수는 "일반적으로 후복막 접근법은 복막 뒤로 접근하기 때문에 복강 내 장기 손상의 가능성이 거의 없다"며 "생소한 비뇨기계 질환인 신우요관암에서도도 단일공 로봇수술의 안전성과 효과성을 연구로 입증했다"고 말했다.
그는 "근거들이 축적되면서 로봇 수술이 과연 기존 수술 대비 예후에 있어 나은지를 살피는 비교 연구도 활성화 되고 있다"며 "산부인과 대규모 스터디에서 복강경이나 로봇 수술이 개복 수술에 비해서 이점이 없다고 나왔다는 연구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반면 비뇨기 분야에서는 이미 20년 동안 효용성과 안전성에 대한 입증이 됐기 때문에 안심하고 로봇 수술을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며 "해외 학술대회에서는 이제 로봇 수술의 적용 방식, 즉 단일공이냐 다공 중 어떤 방식이 더 보편화될 수 있냐를 두고 논의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진 중에서는 다공 방식이 미래에도 여전히 중요한 수술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것이라 보는 사람도 있다"며 "본인의 경우 해외 학회에서 관련 주제를 발표할 때 결국 미래엔 앞서 서술한 여러 장점들 때문에 단일공 방식이 대세로 자리할 것이라 말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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